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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국제공항, 착공도 전에 무용론 제기...지방권 신공항 3곳 중 활주로 길이 가장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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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국제공항, 착공도 전에 무용론 제기...지방권 신공항 3곳 중 활주로 길이 가장 짧아

2500m 활주로 어디에 쓰려고?...공항 지어 놓고 물류수송 못한다면 지으나 마나

지난해 잼버리 여파로 대폭적인 예산삭감이 이뤄지면서 추진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새만금국제공항이 이제는 새로 추진되는 3군데 지방권 공항 가운데 활주로 길이가 가장 짧아 착공도 전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은 31일까지 지난해 사전 심사를 통과한 현대건설과 DL 이엔씨, HJK중공업 등 3개 업체를 대상으로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방식의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공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심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군사 공항인 군산공항 바로 옆에 들어서게 되는 새만금국제공항은 총 사업비 8077억 원이 투입되며 기본계획상 2500m 길이의 활주로와 여객.화물터미널이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함께 추진되는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새만금국제공항보다 1000m가 더 긴 3500m로 추진되고 있으며 총 사업비 역시 가덕도신공항은 13조4913억 원,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2조5000억 원으로 1조 원이 채 안되는 새만금국제공항과 큰 차이를 보인다.

새만금국제공항은 문재인 정부 때 순수민간공항으로 동북아 접근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주요 취항노선(일본, 중국, 동남아 등)과 이용 항공기(C급) 등을 감안해 활주로 길이가 정해진 탓이다.

새만금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7월 이차전지 특구로 지정되면서 LS그룹.SK온.LG화학 등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기업 70여개가 밀집해 있고 10조 원의 기업유치 성과도 냈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이처럼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수출물량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원료를 수입 가공해 재수출해야 하는 이차전지는 물류가 매우 중요한데 전북지역 항공 화물의 90% 이상이 인천공항에 집중된 상황에서 새만금국제공항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운송하면 물류비와 운송시간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차전지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대형 항공기(E급)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길이는 3000m이상이 돼야 하지만 새만금국제공항은 전남 무안공항(2800m),청주공항(2744m)보다 짧고 기존 군산공항(2745m)보다도 245m가 짧아 대형항공기의 취항은 어렵고 중형항공기(C급)만 취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차전지 기업의 주요 수출 대상국 가운데 미국(47.3%)과 독일(13.7%) 2개국이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새만금국제공항에는 짧은 활주로 길이 때문에 최소 9000km 운항이 가능한 E급 대형항공기가 취항하지 못한다면 8000억 원 이상 들여 짓는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새만금에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기존 군산공항에서 불과 1.3km밖에 떨어지지 않아 군산공항을 이용하는 전투기와 이착륙 경로가 겹치게 된다는 안전상의 문제점과 통합관제가 불가피하고 공항 건설과정에 미군측과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여러가지 난제를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09회 임시회에서 오은미 의원은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새만금신공항의 군사공항 전용 가능성"과 "철새 이동 경로와 겹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새만금신공항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 의원은 당시 발언에서 "새만금신공항은 일반적 국제공항의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크기와 중국노선 취항불가, 수익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적은 수요, 인근 국제공항들과의 수요중첩, 군 공항인 군사공항과 90% 이상 공역이 겹쳐 미군의 통합관제하에 놓일 수밖에 없는 입지적 한계 등 독립된 민간국제공항으로서 당초의 목적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1일 무안군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조만간 달빛철도가 개통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산 가덕도공항, 새만금국제공항이 개항하면 광주,전남 항공수요를 빼앗길 것이 분명하다"며 "무안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도약하려면 광주 민간.군 공항과의 통합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환경단체인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심의가 열린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새만금신공항 부지인 수라갯벌 바로 옆에 군산공항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고 지역마다 유령,적자공항으로 전락한 공항들이 즐비한 마당에 국토부가 갯벌을 없애고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우고 숲을 도려내어 새로운 공항을 더 짓겠다는 국토부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냐"며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만금국제공항 입찰에 뛰어든 모 기업은 '새만금과 30년 인연을 강조'하면서 "1992년 새만금 간척공사를 처음 수주한 이후 30여 년간 꾸준히 새만금공사 실적을 달성했다"며 "풍부한 시공경험과 선도적 기술로 전북도민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데 선도적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대 언론 홍보를 펼쳐 전북특별자치도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종료되면서 '전북책임론'이라는 가짜뉴스와 '잼버리 핑계로 국가예산 11조원 빼 먹은 예산도둑'으로 몰리는 치욕을 견뎌낸 전북도민들은 "지난 30여 년간 새만금 사업은 토목공사를 맡아 시행해온 대기업의 배만 불린 채 전북은 30년간 희망고문만 당하고 있다"는 정서가 팽배한 상황이다.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은 "이번에도 새만금에 입주한 기업들이 눈 앞에 공항을 두고도 활주로 길이 때문에 물류수송에 이용도 못할 공항이라면 아예 짓지 않는 게 맞다"고 말하고 있다.

▲새만금국제공항 조감도 ⓒ전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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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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