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 말이면 학교 옆 논에 가서 모 심을 땅을 고르고 유기농 거름도 준비하고 논에 물 대기가 끝나면 전체 학생과 교사들이 논에 들어가 축제처럼 모내기를 하는 학교가 있다.
전북 진안군 장승초등학교 전체 학생 80여 명은 지난 30일,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학교 옆 4~5백 여평의 논에 모내기를 마쳤다.
주문한 거름도 미리 아이들과 뿌렸고 논에 물을 대는 일도 서툴기만 하지만, 모심기보다 더 기대되는 맛있는 간식이 준비되기에 아이들은 힘들 줄 모르고 준비했다.
모를 심는 날은 아침부터 학교가 북적북적하고 여러 해 모를 심어 본 아이들은 "힘들다느니, 이제는 들어가기 싫다"면서도 6학년 아이들은 "올해가 마지막인데"하면서 모심기 경험을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논에 들어가기 전에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손 모를 어떻게 심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아이들과 줄을 맞춰 논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서툴던 아이들도 몇 줄 심고 나면 조금씩 요령이 생기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재빨리 모를 떼어 심기도 한다.
학부모와 어른들이 장단을 맞춰서 "줄~" 하면 아이들은 굽혔던 허리를 펴고 논 바닥에 박힌 발을 힘겹게 뺀다.
서로 도와가며 느린 속도로 모를 심지만 모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논에 살고 있는 생태계도 살피고 올챙이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긴 장화를 신은 아이도 있고 맨발로 들어 가는 아이도 있고 스타킹을 신은 아이들도 있지만 저학년 아이들은 논 바닥 깊이 박힌 발을 빼 옮기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장승초 윤일호 교사는 "코로나 이후에 아이들이 몸으로 하는 게 거의 없는데 그러다 보니 요즘 초등 아이들이 소근육이나 발달이 늦다"고 말한다.
더구나 요즘은 "AI 에듀테크 교육이 강조되면서 또 체험활동에 대한 사고 우려로 인한 기피현상으로 아이들의 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근육 활동이 줄어들게 되는 등 학교교육이 비정상적으로 가면서 교육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깉은 상황에서 장승초에서는 해마다 이 때쯤이면 축제처럼 전체 학생과 학부모,교사들이 모내기 체험활동을 한다.
장승초에서는 이번 모내기 활동에 1~6학년까지 76명과 유치원 5명까지 모두 81명의 아이들이 모내기 체험을 했다.
모내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오감교육'으로 이어지는 장승초의 모내기 활동은 '모를 심고,가꾸고,벼 꽃을 보고, 벼를 베는 체험'을 하게 되면서 몸으로 겪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산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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