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을 앞두고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광차 등을 고철로 처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장성광업소에 따르면 오는 6월 말 폐광을 앞두고 갱내에 방치된 광차 300여 대(400t)를 경쟁 입찰(최고가 입찰)을 통해 지난 16일 태백지역의 한 고철처리업체(t당 48만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고철처리업체는 내달 17일까지 장성광업소 폐기대상 광차 300대를 반출하기로 계약함에 따라 지난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60여대의 광차를 반출해 황지의 고철처리업체 야적장에 적재해 놓고 있다.
아울러 장성광업소는 이용 가능한 광차는 도계광업소에 보내 활용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광차 등은 고철로 매각하지만 문화유산으로 보관이 필요한 장비와 자재는 자재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철처리업체는 29일 장성광업소에서 폐기대상 광차를 3일째 반출하려 했으나 본사 지시라며 광차 반출을 일시 중단한다는 통보를 받고 황당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이날 오후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는 긴급회의를 통해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고철매각 상황을 철저히 파악해 문화유산 등록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의 반출을 중단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태백시현대위는 지난해 12월 14일 태백시, 대한석탄공사노동조합, 태백시현대위가 ‘장성광업소 보존 및 대체산업추진위’발족하면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바 있다.
김주영 현대위원장은 “장성광업소는 우리나라 석탄산업과 근대산업사의 상징적인 시설”이라며 “태백시에서 장성광업소 폐광을 앞두고 문화유산 관련 자재와 장비는 반출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암주민 K씨는 “철암저탄장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역사적인 시설인데 태백의 역사적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장성광업소 장비가 함부로 외부에 반출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태백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성광업소 관계자는 “문화유산 관련 로커쇼벨(광차에 탄을 싣는 장비)같은 자재와 장비는 관련 부서에서 목록을 작성해 갱외 자재창고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번에 매각하는 고철은 갱내에 방치된 광차 300대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하에 매설된 레일과 광차 및 축전차 등은 갱내에 방치할 수가 없어 갱외로 반출하고 있다”며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고철과 폐광차를 매각하는 과정에 본사지시로 오늘부터 외부 반출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태백시 관계자는 “장성광업소노조와 문화유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어 이를 성실히 이행할 것으로 안다”며 “오는 30일 산업부를 방문해 고철매각 상황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광업소 현장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성광업소는 지난해 12월 고철, 올해 2월에는 폐광차를 매각했으며 이달 진행한 폐광차 매각이 마지막 고철매각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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