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그 많던 삼천의 물고기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그 많던 삼천의 물고기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환경단체, "과도한 준설과 벌목"원인 ...삼천 마전교 구간 물고기 18종에서 4종으로 급감 주장

모래톱 준설과 버드나무 벌목, 갈대와 달뿌리풀 제거 등 대규모 하천 정비사업이 진행된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삼천의 물고기 종수가 크게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운동연합)은 모래톱 준설과 벌목이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준설 직전인 23년 10월 6일 삼천 마전교 일대에서, 전주생태하천협의회는 올해 4월 6일과 5월 2일 두차례에 걸쳐 삼천 4개 지점에서 어류상 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주요 도심 준설 구간인 우림교와 마전교 구간은 지난 4월 6일 1차 조사에서 각각 2종, 4종만 확인됐다. 한 달이 지난 5월 2차 조사에서도 두 곳 모두 3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환경 적응력이 높은 종인 피라미나 모래무지 정도만 살고 있었고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고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관찰되는 산란기 5월에도 종수가 증가하지 않았다. 2023년 상반기에 준설이 진행된 도심 중류 우림교 구간은 2019년 13종에 비해 2024년 3종으로 물고기 종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6일, 전북환경운동연합 어류상 조사에서 18종의 물고기 서식이 확인될 정도로 안정적인 하상 생태계를 유지해 온 마전교 일대는 준설 직후인 올 4월과 5월 조사에서 4종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하나의 작은 서식지 생태계가 완전하게 붕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마자, 긴몰개, 참몰개, 참종개, 동사리, 밀어 등 고유종이자 저서성, 여울형 물고기는 단 1종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모래톱과 호안 준설이 하천 밑바닥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수서곤충 등 물속 생물의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위쪽 시계방향으로 가시납지리, 긴몰개, 돌마자, 점줄종개, 참몰개, 중고기 ⓒ전북환경운동연합

반면 준설이나 벌목 등 하상에 영향을 주는 공사를 하지 않은 삼천교 상류 지점에서 20종, 우림교 준설의 영향을 일부 받은 세내교 지점은 13종이 확인됐다.

특히 삼천교 지점은 2019년 상반기 조사에서 확인된 종과 비교해 9종이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준설하지 않은 상류 쪽의 서식 종수가 늘었다는 것은, 삼천 상류 하상이 안정화됐고, 준설 구간의 물고기가 일부 피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상류 구간 수생·수변 생태계가 잘 유지되면 준설로 사라진 중하류에 모래톱과 식생 복원 정도와 하상 안정화에 따라 상류의 어류가 하류로 이동해서 어느 정도 종 수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로 어류학자인 김익수 박사는 “상류 수생태계의 다양성이 잘 유지돼야 중하류 준설 구간의 생태 복원이 가능하다”라면서 “하상과 호안은 최대한 손대지 않고 자연하천으로 관리하는 것이 삼천 수생태계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물고기가 많아야 물도 맑아진다면서 물고기가 잘살 수 있는 하천이 시민에게 가져다주는 생태계 서비스가 크다”고 덧붙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공동대표는 "맨눈에도 보이던 밀어나 동사리, 모래무지 같은 저서성 어류가 싹 사라진 것은 대규모 준설이 물고기와 수서곤충의 서식 환경을 크게 훼손한다"라면서 "물속 생물의 작은 서식지를 훼손하는 모래톱과 호안 준설 대신 제방 보축이나 낙차공과 보 같은 횡단 구조물을 철거해 홍수 단면적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도 내 공사가 불가피할 경우 어류와 수서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하도 관리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조례에 명시된 민관협치 기구인 전주생태하천협의회는 준설로 인한 어류상 변화를 연중 조사한다. 협의회 위원인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준설 등 하도 정비 사업이 어류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유지보수 관리에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라면서 “전주천과 삼천의 고유한 수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지속가능한 하천 준설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안하겠다”라고 밝혔다.

5월 29일 3차 조사 결과는 전주천 준설 구간 대표 지점 조사와 연계해 다음 달 발표한다.

전주시는 2023년부터 현재까지 삼천과 전주천 11개 구간 159,611㎡에서 재해 예방 하도 정비사업으로 모래톱과 퇴적토를 준설 했다. 삼천은 마전교~전주천 합류점 55,398㎡, 효자교∼마전교 25,260㎡, 이동교 5,948㎡ 등 6개 지점에서 1년 반 가까이 도심 전 구간에서 쉼 없이 대규모 준설을 추진했다.

한편,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청구한 버드나무 벌목과 준설 관련 주민직접 감사는 개인 인증 감사 청구 요건(200명)을 충족하고 청구인 명부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전북특자도 감사위원회는 명부 확인 후 공고를 거쳐 본격 감사에 착수하게 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회원들이 삼천에 들어가 물고기와 수서곤충의 서식 환경을 크게 훼손하는 준설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프레시안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