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의회가 아산시를 감사해 달라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산시의회는 17일 아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도시개발 실무종합심의’가 적법한지 확인해 달라며 감사원에 감사청구서를 보냈다.
아산시의회는 “아산시의 지나친 개발행위 제한으로 피해가 크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지난해 10월 여야 동수로(국민의힘 4명, 민주당 4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6개월 동안 심도 깊은 조사를 벌여왔다.
이 결과 아산시의회는 아산시가 ‘소규모 도시개발 실무 종합심의 운영지침’을 만들어 시민들을 압박하고 사익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청구에 앞서 시의회는 지난 3일 본회의장에서 ‘아산시 소규모도시개발 실무 종합심의 운영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 및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의 건’을 채택했다.
조사에 참여했던 김미영 아산시의원은 “조사결과 심의대상 기준에 일관성이 없고 모호했다. 지나치게 재량권을 남용해 시민을 압박하고 사익을 침해했다. 적법성과 재량권 남용에 대한 감사청구를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아산시 허가 부서에서 개발 관련 법이나 조례, 지침 등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바람에 사업을 포기하거나 엄청난 재산 피해를 입게 된 현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장도 여럿 있다”고 알려줬다.
또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박경귀 아산시장 취임 이후 건축·토목 설계 관계자 50여명을 불어모아 회의를 한 기억이 있다. ‘난개발을 막겠다’며 시장 연설이 계속됐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이때부터 아산시가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토목설계업체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협박에 가까운 요구를 해와 항의하자 ‘시장이 직접 결재를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으니 시장 바뀌면 소송해서 해결하라’는 황당한 말을 하더라. ‘명확한 지침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지침은 시장님 머리속에 있다’고 말하는 직원도 있었다. 시장 눈치를 보느라 적법성조차 따지지 않는 공무원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환경피해나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종합적인 판단을 했다. 건축법이나 국토법 같은 법률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면 적절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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