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정숙 영부인의 인도 방문과 관련, 외교부가 영부인 앞으로 온 초청장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데 대해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어설픈 '정치질'은 그만두고 본업에 충실하라고 지적했다.
21일 윤건영 의원은 "외교부가 오늘 당국자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인도 측으로부터 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도종환 문체부 장관의 초청장은 확인했는데,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측의 초청장은 '아직 확인 못 해봤다'고 밝혔다"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며 외교부의 장난질"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평산마을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모디 총리의 초청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했다고 한다"며 "이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여당의 근거 없는 공세가 계속되고 있어 다시 한 번 기록물 확인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초청장은 우리 외교라인을 통해 전달되고 보고되었을테니, 현 정부의 외교부도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며, 존재 여부 그 자체는 얼마든지 금방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그런데도 외교부는 '아직 확인을 못 해봤다'는 교묘한 말장난을 하고 있다. 다른 초청장은 다 확인했으면서, 왜 김정숙 여사 앞 초청장만 확인을 못 하는 것인지 외교부 장관이 직접 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외교는 대통령부터 말단 외교관까지 모두의 노력이 하나로 모여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영부인이 순방에서 쇼핑을 하다 논란이 된다고, 전임 정부의 영부인의 공식 외교 활동까지 폄훼해서 얻는 국익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에 참전해 거짓말까지 늘어놓을만큼 대한민국 외교부가 할 일 없이 한가하나"라며 "외교부는 어설픈 '정치질'은 그만두시고, 본인들의 본업에 충실하시기 바란다. 우리의 특별전략적 협력국 인도는 물론 국제사회를 보기가 창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20일 외교부는 "인도측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과 디왈리 축제(2018.11월)에 우리 외교장관을 초청하였으나, 우리측은 여타 외교일정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인도측에 통보한 바 있다"며 "이후 인도측은 우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기 행사에 초청하였고, 우리 측은 문체부 장관이 동 행사에 참석토록 추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추진 과정에서 우리측은 영부인이 함께 방인(인도에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인도측에 설명하였고, 인도측은 인도 총리 명의 초청장을 송부해 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문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밝힌 인도 측이 김정숙 영부인에게 보낸 초청장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21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초청장에 대해 "저희도 아직 확인 못했다. 4년 전의 일이고 당시 담당자들도 많이 바뀌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인도 측에서 영부인을 초청했다는 자료나 기록이 존재하지 않아야 20일 외교부가 발표한 입장이 사실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당국자는 "인도 측에서 문체부 장관을 초청한 초청장은 있어서 그를 기반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영부인과 관련한 자료는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해당 초청장을 찾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모든 자료를 찾아본 것은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고, 초청 기록이 있으면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던 외교부는 이날 오후 늦게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당국자가 기자들의 질문을 혼동하여 답을 잘못했다면서 김정숙 영부인 앞으로 발송된 인도 총리 명의의 초청장 유무에 대해 "인도 측은 영부인 앞 인도 총리 명의 초청장을 송부해 온 바 있다"고 브리핑 내용을 수정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해당 회고록에서 "당시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조성 계획을 설명하면서 개장 때 꼭 다시 와 달라고 초청했다. 나로서는 인도를 또 가기가 어려워 고사했더니 인도 측에서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대신 개장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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