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인사 위주로 구성된 국민의힘 비대위원 인선을 두고 혁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쏟아졌다.
윤상현 의원은 13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우여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발표한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아쉬운 면이 있다"며 "비대위에 총선 패배를 정말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또 총선 참패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크게 쓰임 받을 분들이 들어가야 혁신형 인선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적절한 비대위원의 예를 들어달라'는 질문에 윤 의원은 "인천 서구갑에 출마했던 박상수라든지, 서울 같으면 이승환 위원장"이라고 수도권 낙선자를 언급한 뒤 "젊은 분들이 처음 나와서 수도권 민심을, 처절함을 느꼈다. 정치 지형이나 민심 흐름을 가장 크게 느꼈던 분들이 비대위원이 돼야 이 분들이 총선 패배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다. 아쉽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전날 유상범·전주혜·엄태영 의원과 김용태 당선인을 비대위원으로 지명했다. 이 중 유·전·엄 의원은 친윤계로 꼽힌다. 당 4역에 해당하는 사무총장에는 성일종 의원, 정책위의장에는 정점식 의원이 지명됐는데, 이 중 검사 출신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로 알려져 있다. 성 의원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지만 친윤 성향으로 분류된다.
황 위원장이 기존의 당 주류인 친윤계를 중심으로 지도부를 꾸림에 따라 비대위 활동도 지난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혁신보다는 안정적 당 운영에 초점을 두고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전 의원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조용한 관리형 비대위 쪽으로 방점이 찍히는 것 같다. 면면을 보면 다들 그냥 일단은 원만한 분들"이라며 "결국은 전당대회에 여러가지 필요한 사무적인 일들을 잘 해나가겠다라는 정도"라고 평했다.
안철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다수는 국회의원 또는 당선자로 수도권(김용태), 충청(엄태영), 강원(유상범) 각 1명씩, 그리고 수도권 낙선자(전주혜) 1명으로 구성됐다"며 "과연 이 정도의 비대위원회 구성으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의 눈높이에 부합하고,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라고 썼다.
그는 "특히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지역이고, 수도권 패배는 곧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심을 담아낼 수 있도록 수도권 낙선자들의 추가 인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친윤 일색' 비판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는 즉시 우리 당을 분열화할 수 있다"며 "그런 개념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친윤·비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황 위원장은 수도권 원외 지역위원장 등이 비대위 인선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그동안 전대 룰과 관련해 자기 입장을 표명했던 사람이나 어느 (특정 주자) 진영에 포함된 사람들은 비대위원으로 모실 수가 없었다. 그런 분들이 와서 표결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위원들과 논의해 전대 룰과 관련한 의견수렴 일정을 정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전국위원회 소집안을 의결한 뒤, 전국위에서 비대위원 임명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정식 임명 절차가 끝나면, 비대위원들은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당 지도부로 활동하게 된다. 주 과제는 제22대 총선 참패 1차 수습과 전당대회 경선 규칙, 시기 결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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