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 만에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현장에 참여했던 영국 공영방송 BBC 기자는 윤 대통령이 딱 부러진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9일 기자회견 종료 이후 유튜브 채널인 BBC NEWS 코리아에 출연한 진 맥킨지 BBC뉴스 서울 특파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았다. 저의 질문에 사실상 답변을 안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많은 질문에 딱 부러진 답변을 주지 않다. 질문들에 막연하고 안전하게 답했다"고 평가했다.
맥킨지 특파원은 "윤 대통령은 어떤 질문을 받을지 알고 준비를 잘했다. 임기 초반에 예상 밖의 발언을 내놓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며 "이번이 2년 임기 중 두 번째 기자회견이다. 정말 적은 횟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기자회견을 열었던 시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의도한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집권여당이 총선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뒤에 열렸다"며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이번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맥킨지 특파원은 "한 가지 질문하고 싶었던 건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한 것이었다. 그동안 여러 보도와 연구를 통해 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한국의 언론자유가 쇠퇴했다고 알려졌다. 이 부분은 한국의 국내 언론에서도 심각하게 다루며 비판해 온 부분"이라며 "다른 기자들이라도 질문해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향후 윤 대통령에게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도전이 있을 거라고 보냐는 질문에 그는 "향후 3년 간 여러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 국회를 통제할 수 없는데,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항상 저항이 따를 것이다. 국정과제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킨지 특파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러 간 군사 협력과 관련, 한국이 용인할 수 없는 러시아의 이른바 '레드라인'은 무엇이며, 이를 넘는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러시아는 오랜 세월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어온 국가"라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하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가져가면서 경제협력과 공동 이익을 함께 추구해나가는 관계로 잘 관리해나갈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이에 대해 맥킨지 특파원은 "윤 대통령이 질문을 회피한다면 그간 한국이 취해온 제재나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해온 노력을 언급하리라 예상했는데 대통령은 러시아와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러시아와 협력을 원한다고 이야기해서 그 답변이 놀라웠고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의 그런 답변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와 <AP>, <AFP>등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 영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여러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는 점을 주요 내용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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