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영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의혹 특검 관련 질문에 "지난 정부(문재인 정부)에서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고 말한 걸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중이라는 점에서 검찰에 사실상 '수사할 필요가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도이치(모터스)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할 만큼 해 놓고 또 (특검을) 하자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특검에 반대하는 입장의 연장선에서 발언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입장에선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냐", "부실하게 (수사를) 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을 떠 안은 셈이다. 윤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모순"되는 결론을 내면 안 된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접 김건희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천명한 상태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직 사건 수사 가능성도 함께 만지작거리고 있는 서초동에 찬 물을 끼얹는 발언인 셈이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 등 연루자들이 줄줄이 유죄를 받은 이후에도 김건희 영부인에 대한 조사를 단 한차례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김건희 영부인의 혐의에 대한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할 때도, 김건희 영부인에 대해서는 1차례 서면조사가 전부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수사를 진행했던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문재인 정부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월 자신의 북토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시절 탈탈 털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피가 거꾸로 솟는 얘기"라며 "(수사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검찰총장이 윤석열인 게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도, 현직 검찰총장 부인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게 '일선 검사들'에게 가능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 당선자는 자신의 책 <그것은 쿠데타였다>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해 "일일이 부하들을 설득하여 한 걸음씩 나아갔다. 자료를 모으고 증거를 확보해 차기 지검장에게 넘겨주고 서울중앙지검을 떠났다"며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왜 기소를 못 했냐고? 나도 그것이 궁금하긴 하다. 사표를 내자마자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되고, '자신의 아내는 전문가에게 거래를 위탁하고 오히려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윤석열이 수사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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