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하나마나한 낯부끄러운 자화자찬과 반성없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라며 "반(反)노동·반민중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9일 논평을 내고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대한민국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은 초토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노총은 "정권 초기부터 주69시간제 추진으로 장시간 압축노동을 고착화하려 했고, 하청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하던 노동조합 간부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유린했다"며 "노조법 2, 3조 개정 거부권 시행으로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노조할 권리를 부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시도 등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홀대했고, 지역과 업종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최저임금 차별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한국노총은 "이외에도 노동의 가치는 안중에도 없는 사용자 편항적인 현 정권의 반노동 행태는 부지기수다. 이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노동시장 개혁이고, 노사법치주의 확립이란 말인가?"라며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공정과 상식이 자리잡은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원한다면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의 진정어린 대화와 소통에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노사 문제를 계층 간 대립 구도로 보는 낡은 시각에서 벗어난다면서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그야말로 철 지난 낙수효과를 강조했다. 대통령이야 말로 구시대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윤석열 정권을 향해 "반(反)노동·반민중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연대의 정당한 파업을 난폭하게 탄압했고,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몰아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회계 투명성을 운운하며 노동조합을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하며 노동조합 회계공시를 강제했으며 타임오프에 대한 기획감사를 진행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압박했다"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수준이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세계적인 장시간 노동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노동시간을 주 69시간까지 늘리려 했고, 노동현장에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데도 50인(억)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유예하려고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총선 이후 보여주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대통령실이 개입한 해병대 채 상병 특검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공언하는 것은 국민과의 전면 대결을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정권이 그나마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국정기조를 전면전환하고 최우선 민생 과제들을 우선 수행해야 한다"며 "가장 먼저 비정규직,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저임금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모든 민중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했다"고 자찬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 시장도 과감하게 개혁하며 합법적인 노동 운동은 적극적으로 보장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해오고 있다"며 "그 결과 파업에 따른 근로 손실 일수와 분규 지속 일수가 역대 정부의 3분의 1 수준으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결과는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 자유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낙인찍기 및 강압적인 수사에 우려를 표명했다. 위원회는 한국의 5차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국가보고서 심의 결과 "건설노조에 대한 수차례 압수수색, 고액의 과징금 부과, 조합원 구속 등 사법적 괴롭힘과 낙인찍기를 포함해 노조활동을 심각하게 탄압했다는 보고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자유권규약 22조(결사의 자유)의 유보를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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