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 측에 '지분을 일본 회사로 넘기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네이버에 대해 조사하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이메일을 보내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네이버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은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가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행정 지도를 통해 네이버가 가진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압박한 바 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자체 조사를 마친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추가 조사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 해킹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기업인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어 후속 조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이유를 대고 있다. 하지만 합법적인 한일 합작 회사를 상대로 한국 기업에 일방적으로 지분 정리를 요구하는 것은 "적대국 기업에나 적용할 과도한 조치(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의 네이버 조사 요구에 대해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실무 차원에서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해당 건이 작년 11월에 나온 내용인데 이제 와서 조사를 요청해 대응이 힘들고,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에 위협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일방적 행정 지도와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가 지난달 27일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원론적인 언급을 하고 "이번 건과 관련해 네이버 측 입장을 확인하겠다. 필요시 일본 측과도 소통해 나가겠다"고 한 게 전부다.
라인은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통하지만, 태국, 대만 등 동남아 이용자들도 많다. 네이버가 일본 정부 등의 압박에 굴복할 경우 네이버와 라인의 '글로벌 시장'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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