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이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2000명)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당선인은 28일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이건 의정 갈등이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일방적인 권력 남용으로 촉발된 의료 농단"이라며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하루빨리 국민과 의료계에 사과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방안에 대해서도 거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의대 증원 철회가 선결되지 않으면, 지난 25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내달 1일 의협 회장 임기를 시작하는 임 당선인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 갈등의 출구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의협의 강경론과 맞물려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타협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등 정부 유관부처, 의료계, 교육계, 의료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해법을 논의하자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정부, 의료계가 참여하는 4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29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에선 의정 갈등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다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화기구 마련에 합의를 보더라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대화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의협 등 의료계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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