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중이던 자신의 전처를 살해한 뒤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70대 남성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피해자들의 불륜을 의심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정아)는 26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75)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피고인은 사실혼 관계로 동거 중이던 전처 B씨가 평소 외도를 하고 있다고 의심, 다른 남자와 살기 위해 자신을 집에서 내쫓으려고 한다는 생각에 자주 다퉜다"며 "아파트 인근에서 B씨와 경비원 C씨가 대화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B씨가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는 모습에 화가 나 부엌에 있던 흉기로 11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A씨의 혐의와 범행동기를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A씨를 살해한 이튿날 B씨와 외도관계라고 생각한 C씨를 찾아가 살해하려 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과 증거를 전체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망상에 의해 범행을 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의) 외도가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범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면서도 "피고인이 망상이나 의처증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판결 전 조사로 가족 등의 의견을 들어봐 달라"며 범행 동기를 명확히 하기 위해 판결 전 조사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피고인 의견서를 잠깐 봤다. 의견서와 증거 기록도 좀 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10시 50분께 김포시 운양동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전처인 B씨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하고, 범행 이튿날인 18일 오전 7시 20분께 같은 아파트 경비원 C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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