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수사를 받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상반기 장성급 장교 인사에서 유임됐다.
25일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 전반기 장성급 장교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중장, 소장 진급 선발과 주요 직위에 대한 보직인사"라고 설명했다. 해당 인사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변동 사항은 명시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령관에 대해 "임기가 6개월 남아있다"며 상반기에는 인사변동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 2022년 12월 취임했는데, 해병대사령관이 통상 2년 복무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관례대로면 올해 하반기 장성급 인사에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김계환 사령관은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사건 의혹으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고발 당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 조치에 처해졌다. 공수처는 지난 1월 17일 해병대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김 사령관은 출국금지 상황에서 지난 3월 말 일본과 미국 등을 출장차 방문하려다 취소하기도 했다. 3월 26일 군인권센터는 "제보에 따르면 김계환 사령관은 3월 29일 경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 제3원정군을 들른 뒤 하와이 소재 미 태평양함대사령부, 미 태평양 해병대를 연달아 방문하는 출국 계획을 수립했다가 최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병대 측은 입장 자료에서 "서북도서 일대 적 위협 등 현 안보 상황을 고려해 해병대사령관의 공무국외출장을 순연했으며, 차후 시기는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종료된 다음날인 지난 11일 김 사령관은 내부 전산망에 '사령관이 보내는 마음의 편지'라며 장병들에게 A4 네 쪽의 지휘서신을 보냈다. 여기서 김 사령관은 "안타까운 전우의 희생은 핵폭풍급 파급 효과와 법적 다툼으로 국민적 이슈가 됐다"며 채 상병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이 가득하다"며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도 벅차다. 결과가 나와도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지만 흔들리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김 사령관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등 일종의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그는 지난 15일 해병대 창설 75주년에서 "'다시 한번 해병대'를 향해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힘찬 정진을 함께 해나가자"라며 장병들을 독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면 축전에서 "앞으로도 김계환 사령관을 중심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하는 국가전략기동부대로 발전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정보본부장에 현재 합참에서 복무중인 이승오 작전부장과 원천희 북한정보부장이 각각 중장에 진급하며 임명됐다.
이와 함께 손대권 육군 군수사령관, 정진팔 육군 교육사령관, 권대원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 서진하 군단장, 박재열 군단장 등 5명이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해군과 공군에서는 중장 진급자가 없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 등 군이 직면한 안보상황을 극복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분야별 최고의 전문성과 역량을 보유한 장군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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