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지난해 8월의 새만금잼버리 대회의 파행을 야기했다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보고서가 알려지면서 이제 전국민적 관심은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에 쏠리고 있다.
24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내놓은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독립검토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의 문제 발생 이유로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영향력 약화, 명확한 의사소통 부재, 관계기관 간 신뢰 부족, 결여된 프로세스 투명성 등이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연맹으로부터 의뢰받은 6명의 패널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동안 설문조사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작성한 총 48쪽 분량이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사이드라인'으로 빠졌고, 이로 인해 한국 정부는 과거의 관행과 지침을 무시하고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사실상의 주최자가 되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공무원들 중심의 조직위는 여러 차례 인원이 교체됐으나 그 과정에서 인수·인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잼버리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지만 안전과 보안, 청소년 보호, 의료 지원, 식사 요구, 위생, 현장 이동, 날씨 대응 등 각 부분에서 상당한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조직위의 운영 미숙을 지적한 셈이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신임 사무총장은 23일 세계스카우트연맹의 보고서와 관련해 "잼버리라는 대규모의 민간 행사를 관(官)이 과잉 주도했다는 본질적인 구조의 문제가 있었다"며 "(보고서가) 맞는 말도 있고 틀린 말도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잼버리 대회 당시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전북자치도의회 출입기자들과의 간담에서 "당시 능동적 대응을 위해 예비비 20억 확보를 주장했으나 사실상 권한을 가진 여성가족부가 거절했다"며 "돈이라도 제때 줬다면 잼버리에서 불거진 큰 문제를 막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일면은 맞고 일면은 틀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연맹의 보고서 발표에 따라 이제 전 국민의 눈과 귀는 감사원 감사발표에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18일부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추진실태' 감사에 착수해 같은 해 12월22일에 실지감사를 마무리했다.
수감기관인 전북도청은 잼버리 파행의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와중에 '꿍꿍이가 있고 혈세만 축내는 일 못하는 지자체'라는 여권의 공격을 받아 '초상집 분위기'에서 감사원의 실지감사를 받았다.
감사원은 감사원 사회복지감사국 1·2·3과 인력을 투입해 '잼버리 감사단'을 구성했고 감사팀이 전북도청 3층의 감사장에 상주하며 '전북도 잼버리 추진단'을 비롯한 각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감사를 벌였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제기된 잼버리 대회부지의 결정 과정·적정성 여부와 대회예산 사용 문제, 계약 업무의 적정성 등이 감사원 감사의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청 등 잼버리 대회와 관련한 지역 일원의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꼼꼼하게 감사를 진행해 현재 각급기관의 '의견수렴' 중에 있다. 의견수렴은 실지감사에 이은 두 번째 단계이다.
감사원은 의견수렴이 마무리되면 감사보고서 작성(3단계) →감사보고서 검토 및 심의(4단계) →감사보고서 시행 및 공개 준비(5단계) 과정을 거쳐 감사보고서를 공개(6단계)할 예정이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새만금잼버리 리포트'를 통해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조직위의 허술한 대응 등을 언급함에 따라 감사원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전북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회 이후 생갯벌 논란에 예산 빼먹기 등 전북에 대해 오해와 가짜뉴스가 횡행했다"며 "이번에 발표된 세계스카우트연맹의 보고서와 앞으로 발표할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전북에 대한 오해가 불식되고 진실이 알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