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운영한 10대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10대 총책 A 군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도박 서버를 이용한 96명을 검거했다고 18일 밝혔다.
A 군 등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스코드'와 연계한 도박 서버를 만들어 이용자 1578명으로부터 2억1300만원 상당을 송금받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도박 서버를 운영한 일당은 A 군을 주축으로 대부분 중·고교생 인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전반을 주도한 A 군은 SNS를 통해 직원을 모집했고 회원 관리부터 계좌 대여까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운영진 외에도 검거된 청소년 대부분이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다. 이용자 가운데 초등생 1명과 여중생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도박 중독에 빠진 중등생 1명은 병원에 입원까지 한것으로 전해졌다.
베팅 금액도 최소 100원으로 작은데다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있어 특별한 인증도 없다보니 청소년 사이에서 급격히 확산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베팅한 고교생 1명은 4개월간 무려 325차례에 걸쳐 218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이들이 챙긴 범죄수익금은 22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 군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수사 내용을 공유하며 성인 총책 B 씨가 혼자 도박 서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도박 습벽이 의심되는 만14세 미만 촉법소년 18명을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고 나머지 78명은 선도심사위에 회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호기심 많고 절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더 이상의 사이버 도박이 확산되지 않도록 유관 기관에 재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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