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진보정당 25년은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박봉을 쪼개서 당비 후원금을 내고, 휴가 내서 피케팅하고 월세 보증금 빼서 선거에 도전했던 수많은…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까지..."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가 4.10 총선 패배를 계기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심 원내대표는 "박봉을 쪼개서 당비 후원금을 내고, 휴가 내서 피케팅하고 월세 보증금 빼서 선거에 도전했던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심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저는 지역구 주민의 신임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제가 소속된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라며 "오랫동안 진보 정당의 중심에 서왔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들어온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제3의 길에 동행해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 여러분께 통절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또 작은 정당 소속 심상정에게 세 번이나 일할 기회를 주시며, 큰 사랑을 보내주셨던 고양갑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돌이켜보면 진보정당 25년은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며 "하루하루가 벅차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수월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고되고 외로운 길을 함께 개척해온 사랑하는 당원들과 지지자 여러분께 감사하고 또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오로지 진보 정치 한 길에 생을 바쳐왔다"며 "국민 삶과 동떨어진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권력을 잡는 것보다 더 큰 꿈, 정의로운 복지 국가를 향해 매진해왔다"고 했다.
이어 "극단적인 진영 대결의 정치 틈새에서 가치와 소신을 지키려는 저의 몸부림은 번번이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혔고 때로는 무모한 고집으로 비춰지기도 한 것 같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결코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우리 사회 약자와 모든 시민 권리가 개선되고 또 대한민국 사회가 조금이나마 진보되어 왔다고 믿는다"며 "저와 진보 정당이 진정 사랑했던 것은 이념이 아니라 이웃하며 살아가는 보통 시민의 삶이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진보 정당을 만들어온 힘이고 자부심이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제가 온몸으로 진보 정치의 길을 감당해온 것에 후회는 없다"면서도 "잠재력을 갖춘 훌륭한 후배 정치인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도록 진보정당의 지속가능한 정당을 끝내 열어내지 못한 것이 큰 회한으로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제 저는 한 사람 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보 정당의 부족함과 한계에 대한 책임은 부디 제가 떠안고 가도록 허락해주시고, 녹색정의당의 새롭고 젊은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 정치를 따뜻한 마음으로 성원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4.10 총선에서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 원내대표는 18.41%로 3위에 그쳐 진보정당 최초의 지역구 5선 도전에 실패했다. 아울러 녹색정의당도 원내 진입 기준인 3%를 넘기지 못하고 원외 정당으로 밀려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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