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북 도민들의 '정부견제'에 대한 표심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전북지역 4개 신문사와 방송사(전북도민일보,전라일보,전주MBC,JTV전주방송)가 공동으로 실시한 '22대 총선 전북지역 여론조사'(2차) 결과를 보면 전북 유권자의 표심의 윤곽을 엿볼 수 있다.
조사 결과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률이 75%로 집계됐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18%였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이 45%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25%)을 크게 앞질렀다.
이런 가운데 각 정당 전북도당과 후보들은 전북과 지역발전 공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일당독주'가 예상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발전 9개 공약'을 발표했으나 '재탕,삼탕'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국민의힘도 7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새만금국제공항과 신항 조속 구축' 등의 공약을 밝혔으나 지난해 새만금 주요SOC 예산 삭감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전북에서 소중한 1석을 확보한 진보당전북도당은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과 야권총단결 정권교체, 민생회복, 전북도민 자존심 회복'을 이번 선거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북 출신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들도 전북을 찾아 "전북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북혁신도시를 새 금융중심지로 만들고 국가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겠으며 윤석열 정부가 중단한 새만금사업을 조속히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국민의힘 비레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조배숙 후보는 "전북에서도 균형잡힌 투표로 정치적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북발전을 이끌 공약으로 '프로야구 제11구단 유치, 황방산 터널개통, 한국마사회 전북혁신도시 이전, 무주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발표됐던 전북 지역 발전을 위한 각종 공약들이 제대로 추진됐더라면 이번 선거에서 발표되는 공약에 대한 기대감도 클 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22대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각 정당의 공약 역시 '결과가 뻔한 공약'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유권자들의 호응과 관심, 기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창당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비례대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다.
가인 김병로의 연고인 전북에 헌법재판소 이전 외에 전북에 한정한 공약을 밝히지 않은 조국혁신당은 '지방소멸'에 초점을 맞추고 '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정책' 공약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동훈 특검법' 공약이 첫 째이고 '균형발전특별회계 두배 확대', '균형발전펀드 조성' 등을 밝히면서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하고 조성된 재정은 지역여건과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 배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발전 공약이 다른 정당에 비해 빈약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도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기본적으로 '정권심판론'에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지만 한편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의 틀이 바꿔져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 한 관계자는 전북에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로 "지역발전 공약에만 얽매여 있지않고 결국 지역의 문제가 중앙권력의 향배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지난해 전북도민들은 새만금예산의 대폭적 삭감이라는 치욕을 체감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시 말해 전북도민들은 "중앙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의 큰 축을 자기들 마음대로 조정해 버리고 지역의 가장 큰 국가사업 예산을 삭감해 버리는 사상 초유의 권력의 횡포를 목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견제심리가 작용해 윤석열 정부에 가장 강력하게 맞서는 조국혁신당이 전북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서 "균형발전특별회계 두 배 확대, 균형발전펀드 조성, 4대 권역 메가시티 조성 등의 전체적인 국가자원을 분배하는 큰 차원의 논의는 행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할 게 아니라 중앙과 지방정부, 민간 까지를 포함하는 시민공론화위원회 등의 플랫폼을 만들어 지역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 앞다퉈 발표되는 각 정당의 지역발전 공약들이 '재탕,삼탕'에 '돌고 도는 공약'만 나열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대책 마련에 이제는 각 정당들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체적인 지역균형발전을 해치면서 까지 특정 지역의 발전 만을 꾀하려는 지역이기주의식 공약 남발은 더이상 사라져야 하며 더 나아가 국가재정을 남용하는 권력의 횡포를 근절하려는 노력과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책무가 이번 선거를 통해 구성되는 22대 국회에 부여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서로를 향해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키우는 내로남불식 선거운동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깊은 속내일 것이며 특별한 '지역발전공약'이 없는 신생정당에 쏟아지는 높은 지지율이 상징하는 바일 것이다.
한편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전주MBC, JTV전주방송이 공동으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22대 총선 전북지역 여론조사(2차)’를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전주시(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7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이전 마지막 시점에 이뤄졌다.
피조사자는 성·연령·지역별로 할당,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안심)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다.
가중보정을 위해 2024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셀 가중)을 부여했으며, 응답률은 22.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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