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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 성상납 동원' 발언 논란 김준혁, 당 권고에 뒤늦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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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 성상납 동원' 발언 논란 김준혁, 당 권고에 뒤늦은 사과

"보수 언론에 맞서 싸우겠다"고 버티더니…"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가 '이화여대생 미군장교 성상납'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 후보의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제자들을 성 상납에 동원했다"고 한 과거 발언이 알려지자 이화여대가 공식 입장을 내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하는 등 큰 파장이 일었고, 여당의 집중공세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지도부까지 사과를 권고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는 김준혁 후보는 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수년전에 유튜브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 및 관련 발언에 있어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썼다.

이어 "아울러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등,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온몸으로 증언해 오신 분들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 박정희 대통령 유가족분들, 그리고 제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과거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많은 국민 여러 분들께도 거듭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저는 역사를 전공한 교수로서, 유튜브와 공중파 등 많은 방송에 출연해왔다"며 "좀 더 쉽고 직설적이며 흥미를 이끄는 표현을 다수 사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비유와 혐오 표현이 사용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분들께 의도치 않은 불편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제가 그동안 과거에 사용해온 여러 표현들이 우리 사회의 통념과 기대에 크게 어긋났음을 인정하고 또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앞서 김후보는 과거 유튜브에 출연해 "종군 위안부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총장)이다. (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한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 "박정희란 사람은 일제 강점기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었을 터"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는 이 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교사 시절 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거나 수원 화성을 여성의 가슴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사과를 한 배경은, 이화여대에서 직접 사퇴하라는 성명을 내며 여론이 악화됐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당의 집요한 공세가 이어지면서 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 권고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김 후보는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은 '낙랑클럽(낙랑구락부)'라는 미군 장교 및 외교관 대상 고급 사교모임을 운영하며 성접대를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반박하며 "저와 민주당 죽이기에 나선 보수 언론과 맞서 싸우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화여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의 발언은 본교와 재학생, 교수, 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후보자 신분으로서 가져서는 안 되는 여성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당시 여성들은 물론 현대의 여성에 이르는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김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공세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 김준혁이라는 분의 정말 황당하고 불쾌하기 그지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적 발언들에 대해서 비판했더니 제 말을 가지고 막말이라고 하더라"며 "저는 그분이 한 '박정희 대통령이 초등생이나 위안부와 성관계를 했을 수도 있다' 이런 류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1일 부산지역, 2일 충청지역 유세에서도 거의 매번, 하루 종일 김 후보 발언을 거론하며 대야 비난전을 전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당 선대위 차원에서 김 후보에게 사과 권고를 했고, 김 후보는 기존 입장을 바꿔 사과를 했다. 김민석 민주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2일 저녁 입장문을 내고 "선대위 상황실은 김준혁 후보의 과거 유튜브 방송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학교와 구성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김준혁 후보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기 위해 근거로 제시했던 이임하 성공회대 교수의 '한국전쟁과 여성성의 동원'(2004)에서도 '성 상납'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김활란과 모윤숙이 주도한 낙랑클럽 활동은 "파티대행업", "미군(UN군)을 위한 위문활동", "(파티에는) 김활란 등 여성인사들과 고위관리, 장성들이 참석했고 이화여대 졸업생과 조교들이 동원돼 파티를 준비하고 시중드는 역할을 수행했다", "미군장교와 외교관들을 상대로 한국정부와 이승만을 위한 로비와 정보수집 역할을 했다" 등으로 그려졌을 뿐 '성 상납'이라는 내용은 없었다.

다만 "성을 매개로 해 열리는 파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시중드는 여학생들, 노래와 무용 등은 전형적인 이승만식 외교", "위문대나 파티를 위해 동원된 여성들의 성은 결코 명예롭지 못했다" 같은 표현이 논문에 있기는 하나, 바로 다음 부분에 "김활란이나 모윤숙에 의해 동원된 젊은 여성들은 파티에서 직접적인 성적 유흥을 제공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이미 사회는 미군과 자주 접촉하는 그녀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고 서술했다.

논문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불러 '외국 손님 접대할 때 기생파티 열지 말고 레이디들이 모여 격조높게 대화하고 한국을 잘 소개하라'고 분부했다. 우리는 부랴부랴 낙랑구락부를 조직, 김활란 박사를 고문으로 하고 내가 회장을 맡았다"라는 모윤숙의 증언도 담겼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수원정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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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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