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고물가 등 경제 현황과 관련해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3월 하순부터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수출 증가와 무역수지 흑자 달성,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 증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매수 규모 확대 등을 언급하며 "우리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시그널"이라면서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경기에는 아직 온도 차가 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파 논란'이 촉발됐던 지난달 18일 양재동 하나로마트 매장 방문을 언급하며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해 1500억 원 이상의 납품단가, 할인판매 지원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부담이 해소되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대파' 논란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해 국민들의 체감하는 경기와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데 대한 우회적 해명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고 이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원대책이 실제 물가안정으로 이어지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구조적인 문제도 점검해 달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아울러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지면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취약계층에게 필수 농산물 구매 쿠폰을 제공하는 '농산물 바우처' 제도의 지원 대상과 규모를 확대하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세종시는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지방시대를 실현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거점이 될 중요한 지역"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지원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대선 때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고 약속드렸다"고 했다.
국민의힘 총선을 지휘하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대목과 맞물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했다"며 "지난 정부들의 청와대와 달리 저와 참모들을 비롯한 대통령실 모든 직원들이 하나의 건물에서 늘 상시 가깝게 소통하며 벽을 허물어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세종에 만들어질 제2 집무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사이의 벽을 허물고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국정 현안인 의료 개혁과 관련해선 전날 지역 2차병원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며 "지역의 전통 있는 종합병원에서 묵묵하게 환자 곁을 지키고 계시는 의료진들을 뵙고 나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의사 증원과 함께, 지역·필수의료를 위한 의료기관 육성, 전공의 수련 등 의료인력 양성, 필수진료 유지를 위한 보상,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등에 대한 과감한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의료, 필수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며 "지역의료, 필수의료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 특별회계'와 '지역의료 발전기금' 같은 별도의 재원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재부 장관은 복지부, 과기정통부, 교육부 장관과 협의해서 의료개혁을 위한 예산의 내역과 규모를 제게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군사행동을 언급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를 흔들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도발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더 단단히 하나로 묶을 뿐"이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철저한 총선 행정 준비를 당부하며 "최근 적발된 불법 카메라와 같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방해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범죄행위는 절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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