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으로 수백억 홍보효과…필리핀 두윈그룹 ‘강원랜드 후광효과?’

정킷사업 5위→1위, 카지노사업 투자사업↑

강원랜드 슬롯머신 대신 호주산 슬롯머신을 설치해 논란을 빚고 있는 필리핀의 한 카지노 업체가 수백억 원 이상의 ‘강원랜드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4일 필리핀 마닐라 COD호텔 컨벤션센터에서 필리핀 두윈그룹과 강원랜드 슬롯머신 30대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강원랜드 슬롯머신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홍보했다.

▲지난해 3월 14일 필리핀 마닐라 COD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강원랜드 슬롯머신 30대 판매계약 체결식에는 이삼걸 당시 사장과 리차드 진 두윈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간부, 필리핀 상원의원, 카지노 업계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했다. 마닐라헤리티지 카지노에 설치하기로 계약했던 강원랜드 슬롯머신 대신 호주산 슬롯머신이 설치되어 있다.ⓒ프레시안

강원랜드는 이보다 2개월 앞선 지난해 1월 12일 필리핀 마닐라베이 호텔에서 동남아시아 슬롯머신 유통사 RGB와 슬롯머신 30대 판매 계약 체결식과 함께 마닐라 카지노에 머신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두 차례의 슬롯머신 판매계약에는 이삼걸 당시 강원랜드 사장이 참가했으며 COD호텔에서 열린 두윈과의 계약에서는 필리핀 상원의원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간부, 카지노 업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이삼걸 사장은 “강원랜드 슬롯머신 추가 판매는 동남아 국가에서 KL사베리 인지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올해 140여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슬롯머신 30대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두윈그룹은 필리핀 카지노 공기업 ‘파콜’ 소유의 마닐라 헤리티지 카지노에 그해 7월께 강원랜드 슬롯머신 30대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두윈그룹이 강원랜드에 슬롯머신 30대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계약금으로 납부한 금액은 약 2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마닐라 헤리티지 카지노에 올해 설치된 슬롯머신은 계약된 강원랜드 제품이 아니라 호주산 슬롯머신으로 확인되고 있다. 슬롯머신 게임은 온라인 게임용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

그러나 지난해 7월은 커녕 최근까지도 두윈그룹은 강원랜드에 잔금을 언제까지 납부하겠다는 언질조차 없어 두윈에 대한 강원랜드 슬롯머신 수출은 기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지만 대한민국 공기업 강원랜드에서 두윈과의 슬롯머신 판매계약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두윈그룹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두윈그룹이 필리핀 공기업 ‘파콜’ 소유의 헤리티지 카지노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국인 투자자들에게 강원랜드 슬롯머신 계약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후 마닐라의 글로벌 카지노업체 3곳과 클락 카지노 2곳 등 총 5곳의 카지노에서 정킷사업을 하고 있는 두윈그룹은 지난해 초까지 4, 5위에 머물던 실적이 지난해 연말부터 최고 실적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월 3일 임시 개장한 필리핀 마닐라 두윈카지노 간판. ⓒ프레시안

또한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두윈그룹의 필리핀 마닐라 카지노 투자 사업이 활기를 띄면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헤리티지 카지노 사업이 활기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필리핀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두윈의 헤리티지 카지노 사업은 한국에서 투자자금 유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공사가 지연돼 올 2월 3일 임시 개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닐라 헤리티지에 지난해 7월까지 머신수출이 지연되자 강원랜드 필리핀 연락사무소에서는 “한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치가 지연되면서 공사가 늦어져 슬롯머신 설치도 지연되는 상황”이라는 보고를 본사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윈에 대한 한국인 투자 관련 소식도 현지 한인사회와 카지노 업계에서는 민감한 뉴스가 되고 있다. 헤리티지 카지노 사업은 모두 한국인 투자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 마닐라 오카다 카지노 정킷방 안내문. 이곳에도 두윈 정킷방이 입점해 운영하고 있다. ⓒ프레시안

필리핀 마닐라 현지 교민 A씨는 “지난해 9월 인천국제공항에서 10여 명의 50,60대 여성들이 투자수익금을 몇 달째 지급하지 않아 항의하러 간다며 마닐라행 비행기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두윈에 5억에서 10억 원을 투자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교민 B씨는 “강원랜드 슬롯머신 계약이후 마닐라 현지의 두윈 정킷방에 한국인 고객들의 방문이 증가하고 투자유치가 활발해 지는 등 수백억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며 “두윈 입장에서는 적은 투자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인식된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취재진이 필리핀 마닐라 현지 확인결과 헤리티지 카지노는 지난달 3일 테이블 10여 대와 5개의 방으로 된 VIP룸, 수십 대의 슬롯머신을 갖추고 임시 개장해 운영하고 있었다.

또한 헤리티지 카지노는 1층에 테이블 20대 가량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공사를 마무리한 뒤 오는 7월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라고 현지 두윈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 두윈카지노 2층의 영업장 모습. ⓒ프레시안

특히 헤리티지 1층 슬롯머신의 상부에는 온라인 송출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2층 카지노 영업장의 바카라 테이블에는 온라인 게임과 오프라인 베팅이 가능한 형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