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텃밭으로 둔 더불어민주당의 전북 10개 선거구 공천이 확정된 이후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최대 화약고인 '전주시을 선거구'에 쏠려 있다.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전 고검장과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3강 혈투'에 나서는 삼국지 판세여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앞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이 격돌하는 등 보수와 진보세력이 정면충돌한 전주시을 선거구에서는 대략 유권자의 30%에 해당하는 중도층과 2030세대 표심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성윤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1차로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를 허용하지 않았다. 가산점 20%를 고려할 때 이 예비후보가 과반을 넘으려면 최소한 42%를 득표해야 가능한 만큼 현재 지지층은 '최하 42%'라고 계산할 수 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37%의 지지율을 이끌어내 당선됐고,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39%의 표를 얻었다.
단순히 접근한다면 '이-정'강 3인'의 득표율을 합산할 경우 총 118%가 나온다. 결국 18%를 떨어내는 싸움과 종전 지지율을 최소한 유지하는 전략이 향후 '본선 승리의 열쇠'가 되고 있다.
유·불리는 지금으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과거와 현재의 득표율은 변화를 겪었고 앞으로도 적잖은 변화에 노출돼 있는 까닭이다. 다만 구도는 대략 짐직할 수 있다.
민주당 이성윤 예비후보와 진보당 강성희 예비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주창하며 '선명성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윤-정권 심판'을 모토로 내세울 두 예비후보는 "과연 누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 적임자이냐"의 혈투를 벌일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쌍발통을 강조하는 국민의힘 정운천 예비후보와 경쟁하기 위한 '지역발전 청사진'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운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반윤 공격'을 홀로 방어해야 하는 한편 '한쪽의 날개로는 날아갈 수 없다'는 이른바 쌍발통론을 더욱 강하게 장착해야 할 것이다.
정운천 예비후보는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성공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과연 지역발전을 위한 적임자가 누구이냐"는 구호로 공격하고 있어 새로운 무기 장착이 필요해 보인다.
종합적으로 볼 때 3자 간 공수(攻守)의 표심 사냥은 '중도층'과 '2030세대'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전망이다.
21대 총선 전주시을의 투표율은 67%로 유권자 10만800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산술적 접근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이성윤 예비후보의 지지자는 현재 적어도 4만5300여명(42% 적용)에 이른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정운천 예비후보와 강성희 예비후보의 지지자를 산술적으로 추출하면 4만명과 4만2100명가량으로 집계된다.
물론 이런 접근은 여러 맹점이 있고 현실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다. 우선 민주당 이성윤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1차 경선에서 확인된 현재의 지지율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정운천 예비후보의 경우 8년 전인 2016년의 지지율이라는 점에서 변화가 가장 클 수 있을 것이다. 강성희 예비후보는 작년에 재선거를 치렀지만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선거의 지지율이란 한계가 있다.
후보가 외연을 확장하는 방법은 자신의 지지자를 묶어놓고 중도와 청년층을 끌어오는 것이다. 전북의 중도층은 통상 유권자의 30%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민주당이 호되게 당했던 2016년 20대 총선에서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주시을 선거구는 2030세대가 다른 선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이라며 "정치적 관심도 높아 구도보다는 정책과 인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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