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양문석 후보에 대한 공천 배제를 재차 촉구했다.
지난 15일 양 후보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재명 대표가 이를 사실상 거부하자 다시금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정 전 총리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기에 앞서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지금 민주당 당사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노무현 정신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사랑하고, 서민·중산층이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구현하고자 모인 사람들이 만들고 지탱하고 있는 정당이 민주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는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가치를 떼놓고 생각한다면 양문석 후보의 모욕을 '정치인의 정치인에 대한 말'로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의 정치인들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민주당에 어떤 의미의 존재인지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양 후보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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