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며 대놓고 불만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 세계가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것에 반대하게 만들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며 그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을 보호하고 하마스를 뒤쫓을 권한이 있다"면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외면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나는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기간 동안 대규모 팔레스타인 죄수와 인질 석방, 6주 간의 휴전을 골자로 한 휴전 협상 타결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라마단 이전에 휴전 협상 타결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지금도 CIA 국장이 중동 지역에서 여전히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며 "(협상 타결은) 항상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건너설 안 될 '레드 라인'이 있냐는 질문에는 엇갈리는 답변을 내놓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가령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를 침공하는 게 '레드 라인'이 될지 묻는 질문에 "그것은 레드 라인"이라고 답하고는 "하지만 나는 결코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와 군사 지원을 끊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레드 라인'이 있다면 그것은 앞으로 팔레스타인인 3만명이 더 죽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핫마이크'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예수 앞으로 나아가는 만남'을 언급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그가 반드시 (이스라엘의) 행동의 결과로 사라지고 있는 무고한 생명들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미국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마친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네타냐후 총리를 거론하며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에게 당신과 나는 '예수 앞으로 나아가는 만남'(come to Jesus meeting)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예수 앞으로 나아간다'는 표현은 마치 누군가 새로 기독교인이 되듯 그간의 과오를 고백하고 새롭게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전향'(轉向)의 의미를 담은 말이다. '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을 뜻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한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의회를 향해 직접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있냐는 말에는 "그렇다"고 답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논의 정도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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