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배 등 과일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높아진 가격으로 인해 가계의 실제 소비까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달에도 과일, 채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2월 식료품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올랐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지난 2021년(8.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식료품 물가지수는 지난달 7.3% 올랐으며,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7%대인 것은 지난 2022년 10월(7.5%) 이후 1년 4개월만의 일이다.
실제로 지난달 신선과실의 오름폭은 41.2%로 지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사과(71.0%)와 귤(78.1%) 등이 70%대 오름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과일 물가지수는 지난달 161.39(2020년=100)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8.3% 올랐다.
과일 가격이 식료품 물가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의 식료품 소비는 감소세를 보였다. 고물가로 가계의 실질적인 식료품 소비는 감소해, 물가 영향을 배제한 작년 4분기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의 실질 지출은 1년 전보다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식료품 물가 상승은 특히 저소득층에게 더욱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실질 지출은 7.7% 줄어들었다. 5분위(-4.5%)는 물론, 4분위(-4.0%)와 3분위(-2.2%), 2분위(-1.5%) 등 다른 가구 대비 감소 폭이 컸다.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이날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를 통해 이달 토마토, 딸기, 참외 등 주요 과채류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을 각각 2만3000원(5킬로그램 기준)과 2만4000원(3킬로그램 기준)으로 1년 전보다 43.9%, 11.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부터 작년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간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51.8%, 34.1% 비싼 수준이다.
농경연은 과채류 가격 상승 주요 원인으로 '출하량 감소'를 들었다. 토마토는 1∼2월 생육기 일조시간이 부족해 착과율(열매가 달리는 비율)이 낮아졌고 토마토가 커지고 익는 기간도 길어졌다. 대추방울토마토 역시 일조시간 감소로 착과율이 낮아진 데다 병해가 늘었다. 딸기, 참외 작황도 부진했다
이들 과채류는 현재 가격이 비싼 사과, 배 등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다. 그러나 대체품 물가 역시 높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또 이달에 과일 대체 품목뿐 아니라 다른 농산물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3.1% 오른 가운데 신선과실과 신선 채소 상승률이 각각 41.2%, 12.3%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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