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정부와 군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강력하고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이 도발한다면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충청북도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학군장교(ROTC) 임관식에 참석해 "상대의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 능력과 대비 태세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하고 핵 위협과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의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급기야 민족 개념마저 부정한 데 이어 우리를 교전 상대국, 주적으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키겠다며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사회 혼란과 국론 분열을 목적으로 다양한 도발과 심리전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군은 국민과 함께 일치단결해 대한민국을 흔들려는 북한의 책동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핵협의 그룹을 통해 한미 일체형 핵 확장억제를 완성하고,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가속화해 북한의 핵 위협을 원천 봉쇄하겠다"며 "아울러 강력한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한미일 안보협력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굳건한 안보 태세의 핵심은 우리 장병들의 확고한 국가관과 대적관"이라며 "확고한 가치관과 안보관으로 무장하여 적에게는 두려움을 주고 국민으로부터는 신뢰받는 정예 선진 강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했다.
축사 도중 윤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조천형 상사의 딸이자 학군사관후보생으로 임관식에 참석한 조시은 씨를 소개하며 감정이 북받친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울먹이는 목소리를 다듬은 뒤 윤 대통령은 "각자의 위치에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지킬 여러분 보니 정말 든든하다. 이게 바로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축사를 이어갔다.
또한 윤 대통령은 "1959년 학군단 창설 이후 총 23만 명에 달하는 학군 장교들은 전 후방 각지에서 국가 방위에 헌신하며 대한민국 수호의 근간이 됐다"면서 "전역한 후에도 확고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사회 각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는 누구보다 앞장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피해 복구에 땀방울을 흘렸다"며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우리 군이 너무나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임관식 참석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옥천군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방명록에 윤 대통령은 '어려운 분들과 어린이를 사랑해주신 육영수 여사님의 어진 뜻을 기억하며, 국민을 따뜻하게 살피겠습니다'라고 썼으며, 생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어릴 적 육영수 여사가 세운 남산어린이회관에 가기도 했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은 대통령 경선후보 시절 첫 방문 이후 오늘로 두 번째이며, 역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라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 보수층의 '적대적 대북관'과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는 듯한 윤 대통령의 행보가 3.1절 기념사를 통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남북 관계를 "교전국 관계",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주석이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서 합의했던 통일 3대 원칙(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을 헌법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한 데에 상응하는 메시지가 3.1절 기념사에 담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항일 무장투쟁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독립운동 흐름에 초점을 두고, 외교 분야 독립운동에 주력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평가가 기념사에 담길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민생토론회에서도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을 "원전(핵발전)의 기초를 다진 분"이라고 평가한 뒤 "이를 이어받아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 원전 산업을 일으켰다"고 연속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