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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계 거목이자 전북 체육계 큰 별 안광열 원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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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계 거목이자 전북 체육계 큰 별 안광열 원로 별세

한국 레슬링계의 거목이자 전북 체육계의 큰 별인 원로 안광열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 고문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생전에 한국 레슬링 종목의 활성화를 위해 혼신을 쏟아온 한국 체육계의 산 증인이자 전북에 레슬링의 뿌리를 내린 장본인이다.

평양이 고향인 고인은 1959년에 전주에 온 후 레슬링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전북에 처음으로 레슬링을 도입한 이후 지역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혼신을 불살랐다.

고인의 헌신에 힘입어 전북 레슬링은 단숨에 불모지를 벗어나 성장기를 거쳐 절정기에 도달할 수 있었다. 전북 레슬링 종목은 도입 초기인 1960년대부터 40여년 동안 한국 레슬링의 중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었다.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당시를 '전북 레슬링의 르네상스'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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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고인이 지도했던 시기에 전북은 각종 전국대회의 우승을 독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화려한 명성을 얻었다. 전국대회에서 전북 레슬링이 전무후무할 9연승을 기록한 것도 고인의 열정과 정열 속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특히 고인은 후배 양성에 혼신을 다했다. 내일의 레슬링은 오늘의 후학 지도에서 나온다고 보고 후배와 제자 양성이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한때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16명 중에서 전북 출신이 8명에 달할 정도였다.

고인이 전북에 레슬링의 씨를 뿌리고 튼실히 자랄 수 있도록 헌신한 덕분에 전북이 국내 레슬링의 본방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인은 1984년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인탁 전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을 비롯해 김익종, 김영준, 안천영, 백승연, 배기열 등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 레슬링의 활성화를 위해 전북과 국내 활동에 머무르지 않았다. 한국 레슬링이 월드클래스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당시 최강국이었던 일본과의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양국 간 체육교류도 활발히 펼쳐왔다.

오직 레슬링을 위한 고인의 치열한 삶은 전북레슬링협회 초대 전무이사와 부회장 역임부터 세계선수권대회 감독, 도쿄올림픽 국제심판, 세계선수권대회 단장, 대한주택공사 레슬링팀 감독, 세계선수권대회 단장 등 숱한 이력이 대변해준다.

▲생전에 고인의 모습. 가운데 모자를 쓴 원로가 안광열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 고문이다. ⓒ고인의 제자

제자들과 후배들에게는 자상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엄격했던 고인은 국내외 활동을 통해 한국 레슬링을 최고의 스포츠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유인탁 전 선수촌장은 "LA 올림픽 결승전 당시 대회 현장에서 목청껏 '인탁아 할 수 있다. 힘내라'라고 응원해주셨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고맙다 또 고맙다'고 손을 잡아주셨다"고 회상했다.

빈소는 전주시 동전주장례문화원 VIP2실, 발인 29일 오전 7시30분. 연락처는 063-243-4444, 010-8809-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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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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