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폭풍'에 휘말렸다. 공천과정이 시끄러운 건 항다반사이긴 하나, 이번처럼 '공천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되어 우리 주변을 배회한 일은 매우 드물었다. 되돌아보면 2016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휘청이게 만든 '친박' '진박' 파동을 연상케 한다.
민주당에서 현재진행형인 이 파동의 핵심 키워드는 '비선에 의한 여론조사조작 의혹'이다. 이재명 대표의 오래된 측근들로 이루어진 '경기도팀'(또는 '성남팀')을 비롯한 복수의 비공식 팀이 이대표의 미션을 받아 공천 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의 공식라인과 별개로 움직이는 비선 팀들은 각 지역 데이터를 이대표에게 직보하고 있다. 당 공식라인은 이러한 일들에 대해 깜깜이다. 이 과정에서 비선은 조사 수치를 가공하거나 설문에 들어가는 후보군을 자의로 선정하는 것이다. 나는 이 가공된 수치를 이대표로부터 전화로 직접 들었고, 후보군 자의 선정 조사는 전국 곳곳에서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비선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이대표에게 순응하지 않는 존재들을(원내건 원외건) 걷어내고 '순응형' '충성형'들로 스크럼을 짜기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친명원외조직'으로 불리는 '더민주혁신회의'이고, 이대표와 그 측근들 재판을 담당하는 변호사 그룹이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공천대기 중이고, 상당수가 순항중이다.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설문문항에 들어가 있는 이들도 여럿이다. 문항에 현역 의원을 원천배제한 곳도 여러 곳이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이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적극 커버할 '부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이대표의 플랜이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실패할 것이다. 왜? 이미 드러났듯 공공연히 진행된 이 '작업'들이 해당 지역 후보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게이트'로 비화될 지경에 이르렀고, 이는 곧 당내에 거대한 파열음을 야기할 것이다.
커다란 전쟁을 코앞에 둔 시점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국민은 이를 어떻게 볼까. 이미 조짐이 보이고 있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것이며, 이대표와 그 호위무사들은 몰락하고 당은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대표의 플랜은 만사휴의가 된다. 그들의 배는 난파선이 되는 것이다. 아직도 크게 근거없는 낙관론에 빠져있음이 분명한 그들의 1차 플랜은 이렇게 휴지조각이 되고, 그들의 다음 단계 플랜인 '당권 재장악 → 대권 재도전'도 물거품이 될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러면 이 단계에서라도 이 '재앙'을 멈추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재명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법이다. 그가 계속 이런 식의 행위를 저지르게 한다면, 이는 국민과 국가와 당에 대한 '반역'에 다름아니다.
70년 전통의 민주정당을 자임하는 이 당에서, 김대중·노무현·김근태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이 당이 살려면 이쯤에서 제거되어야 할 것은 제거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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