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에 있는 원광대학교병원은 주말 직후인 19일 월요일 오전 9시 표면적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시작된 모습이었다.
방문객들의 얼굴에는 의료대란을 걱정하는 표정을 읽을 수 없었고 직원들도 평소와 같이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원광대병원 전공의 전원 사직에 이어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이 휴학계를 제출하는 등 지역 의료계 반발이 커가고 있어 병원 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국내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이날부터 차례로 병원을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4년 전 의료대란 때에는 전공의들이 수술실과 응급실, 중환자실을 지켰지만 이번에는 아예 사직서를 낸 상황이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큰 것 같다는 병원 주변의 지적도 나왔다.
원광대학교병원 측은 이날 오전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이어갔다. 병원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 우리 팀에서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원광대학교병원지부도 긴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전현규 원광대병원지부 지부장은 "전공의 사직서 제출에 따른 업무 전가 등을 파악 중인데 아직 특별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병원 측의 입장 발표 등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현규 지부장은 "여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병원 측의 입장도 살펴보는 등 여러 변화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익산시도 의료계의 집단행동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익산시보건소는 의료대란이 현실화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시나리오 대응에 고민하고 있다. 요양병원 8개소를 포함한 익산지역 병원 24개소를 대상으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익산시보건소의 박성희 의약팀장은 "전국적인 상황을 봐가며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9일 '빅5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데 이어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 근무를 중단키로 함에 따라 의료대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2020년 의료계의 집단행동 당시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응급수술 등은 미룰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수술이 지연되는 등 적잖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역민들의 우려이다.
원광대병원에서 만난 60대 환자의 한 보호자는 "정부의 강경대응 입장이나 의료계의 반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환자의 생명을 치유하는 곳에 공백이 생기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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