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여권의 서로 모순되는 '메가 서울 추진'과 '살기 좋은 지방 시대' 정책 추진에 대해 비판했다.
김 지사는 14일 경기도 의정부 북부청사에서 도정 열린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취임 이후 우리는 북부특별자치도의 설치를 위해 북부 대개발 비전 및 정책 공청회와 토론회, 도의회에서의 결의안 채택, 국회에서의 토론회 등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왔다. 그런데 최근 몇 달 동안에 이 사안이 정치적으로 흙탕물 속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다시 한번 개탄의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문을 열였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부산에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해 "수도권 집중과 과도한 경쟁이 심각한 저출산 원인이 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힘을 쏟고 있다"고 한 발언을 지적했다.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포, 하남, 구리 등을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 서울' 방안 추진을 공론화한 것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하는 얘기를 했다. 그런데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서울 확장 이야기를 하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도대체 정부와 여당의 이 부분에 대한 철학과 방향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20년, 30년 우리 정부나 대한민국이 견제해 왔던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철학을 아직도 갖고 있고 추진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정말 국토균형발전에 진정성이 있다면 어제 부산에서 얘기한 것처럼 그와 같은 생각이 확고하다면 서울 확장에 대해서 분명한 답을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집권 여당에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대통령의 뜻이 수도권 집중의 문제와 지방시대에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서울 편입 시도를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우리가 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서 요청했던 주민투표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경기도 분도'라는 용어를 쓰는 데 대해서도 "바로잡고 싶은 것이 있다"며 "경기도는 공식적으로 단 한 번도 '경기도 분도'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라는 말을 썼다"며 "분도라는 말은 마치 경기도를 둘로 쪼개는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북부 대개발과 북부특별자치도의 목적은 경기북부의 성장 잠재력을 키워서 대한민국 전체 성장을 견인함과 동시에 국제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으로 만들자고 하는 것이 취지이기 때문에 있는 것 쪼개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발전적으로 경기북부, 경기도 전체,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의 추진에 대한 용어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로 통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여당의 급조된 헛공약, 그리고 경기도가 지난 2년여 가까이 준비한 정책 중에서 어떤 것이 과연 진정성이 있고 또 어떤 것이 과연 실천 가능한지는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민생토론회가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공약 남발하는 게 민생토론회인지 한번 묻고 싶다"며 "국민들의 민생은 지금 무엇이고 어떤 일에 국민들이 지금 고통받고 있느냐. 지금 물가 문제라든지 어려운 경기 상황이라든지 일자리 문제, 어려운 사람들 복지 문제 이런 것들이 민생인데 이런 얘기는 없고, 가는 지역마다 지역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 과연 민생토론회인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이나 또는 야당도 마찬가지다. 민생문제에 있어서 선거를 앞둔 지역공약이나 포퓰리즘적인 공약이 아니라 정말로 민생을 돌보고 어려운 계층 보듬고 대한민국 나아갈 방향에 담대하게 나갈 길을 제시하는 그런 민생토론회, 그런 정치지도자가 대통령이나 여야 지도층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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