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찰의 강압수사에 따른 피의자들의 극단 선택 의혹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의 강압수사와 조직 내 카르텔 의혹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해당 사건을 집중 취재 중이던 기자를 상대로 한 총괄 수사관의 회유 협박 육성 파일이 공개돼 경북 경찰의 입지가 추락하고 있다.
11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경찰에 의해 8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된 후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경북 포항시 S사 대표가 최근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상고기각 무죄가 확정되면서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0년~2021년 경북경찰청 소속 특정 수사 부서가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2명이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하며 잇따라 목숨을 끊어 경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처음 불거졌다. 2021년 12월 경찰의 피의자 조사를 받던 30대 A씨는 조사 이후 경쟁사인 B업체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업체는 A씨가 임원으로 있는 업체의 경쟁사로 당시 '청부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보다 앞서 2020년 4월에는 포스코 직원 C씨도 공급사로부터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수개월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포스코 본사 사무실에서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두 사건 모두 경북경찰청 소속 특정팀이 수사를 진행했고 사건 피의자 2명 모두 경찰의 강압수사와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유족들은 경찰의 강압수사가 억울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여러 언론사가 취재에 나섰다. 취재 결과 두 사건의 중심에 경북경찰청 소속 동일팀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강압수사에 대한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특히 이 수사팀은 조직 내 카르텔을 만들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를 보여 수사권 대물림이라는 추가 논란까지 불러 일의키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이들을 배경으로 취재 중이던 언론사를 상대로 보복수사 논란까지 일고 있어 경찰 내부에서도 이들의 무리한 수사방식과 카르텔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한편 강압수사 의혹 중심에 서 있는 당시 수사대장 D씨는 2022년 2월경 이 의혹을 보도한 기자에게 수차례 전화해 회유와 협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기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엔 계속 회유를 시도하다 추가 취재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언론사 이름과 대표자 이름을 반복적으로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재와 하등의 연관이 없는 특정 축제, 대표의 별개 사업체에 대한 민감한 발언들을 서슴지 않았다"며 "순간(협박인가 하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수개월이 흐른 뒤 수사대장 D씨가 콕 집어서 말한 건으로 실제 언론사를 상대로 수사가 시작됐고 강압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수사팀이 사건을 맡았다"면서 "최근에 서야 이런 사실을 알고 보복 수사가 떠올랐다"고 부연했다.
실제 녹취파일 속 D씨는 기자가 계속 추가 취재를 하겠다고 하자 "ㅇㅇ언론사 ㅇㅇ축제 있잖아요...ㅇㅇ축제 그것도 어떻게 어떻게 하면서 씹는 사람이 있고 ㅇㅇ대표가 하고 있는 ㅇㅇ 사업에 대해 그것도 욕하는 사람이 있으니 다 상대성이 있기 마련 아니냐"라고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수개월 뒤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별건에 별건을 이어가며 1년 가까이 먼지털이식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유가족은 "경찰 조직 내 전두환 하나회 같은 조직이 존재하는 거 같다"면서 "사람을 죽였다 정말 악마 같은 경찰은 마땅한 절차를 거쳐 정당한 사과를 받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무죄판결에 대해 "경북 경찰은 짜맞추기 수사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입장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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