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KBS에서 방영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대담'을 두고 윤 대통령의 경제 상황 인식에 대해 혹평을 내 놓았다. 특히 "코리아디스카운트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제가 볼 적에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제 전문가다.
김 지사는 8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을 두고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뭔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한국에 대한 디스카운트나 또는 신용등급 얘기라든지 국제신인도 문제는 굉장히 복합적인 것이다. 그중에 으뜸은 리더십 위기"라고 윤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를 경제 위기의 요인으로 꼽았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지금 전 세계 하여튼 경제가 좋지를 못하다"라고 말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세계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지금 미국 경제가 우리보다 훨씬 좋고, 세계경제 좋다. 그런데 문제는 그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풀 대안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발휘할까 여부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방영된 KBS 신년 대담 프로그램에서 낮은 국정 운영 지지율에 대해 설명하면서 "저는 이런 지지율의 추이를 보면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국제 이런 금리가 높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외국도 다 지금 경기가 많이 위축돼 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정상들의 지지율도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이번에 다보스에서 세계경제 지도자들 모임에 초청받아 갔다. 치열하게 토론했는데, 세계경제에 대해서 작년에 생각보다 좋았다(는 평이 있고), 금년도 비관적인 견해보다는 낙관적인 견해가 더 많았다. 그리고 세계경제가 안 좋아서 지도자들의 지지율이 낮다고 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을 보라, 미국 경제가 지금 한국 경제보다 훨씬 좋다. (미국 경제는) 뜨거워서 문제다. 그러면 경제가 안 좋아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걸까? 그렇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지율 문제는 그렇게 바깥 환경에 찾을 것이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해소하고), 대한민국을 도대체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비전,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들, 그리고 일머리, 이런 것들이 다 모아져서 지지율을 형성하는 것인데 그것을 세계경제가 어렵고 다른 나라 (정상들도) 지지율로 낮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도하는 것이다.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지금 일본 경제가 한국보다 성장률이 높았던 해가 80년대 이후에 3번인가 있었다. 그리고 IMF의 금년도 (일본) 경제 전망도 한국 경제 전망보다 훨씬 높다. 미국 경제 전망도 그렇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바깥 환경 탓할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국정운영의 전반적인 난맥상을 포함한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투세 폐지, 상속세 완화 등 감세 정책으로 접근하는 데 대해 "총체적인 국정운영 난맥상 이런 것들이 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핵심인데, 마치 주식 거래에 대한 세금 완화라든지 이런 걸 가지고 코리아카운트를 풀 수 있다고 하는 건 지극히 단편적이고 단순한 생각"이라며 "단편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경제 전망 또는 코리아디스카운트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제가 볼 적에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안타까운 건 한국 경제가 세계경제와 미국 경제와 거의 커플링(동조화)을 했었는데 이제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하고 있다. 미국과 세계 경제는 좋아지는데 한국 경제는 지금 안 좋아지고 있다. 이런 것에 우리 대통령 또 정부에서는 정말 심각한 고민을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 형식에 대해서도 "이건 공영방송을 활용한, 악용한 그야말로 홍보 다큐를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국민들이 기대했던 건 격의 없이 대담 또는 질문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답변, 이런 걸 원했는데 완전히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연출하고, 다큐 찍고 그러지 않았나"라며 "100분인데 공중파 1초에 100만 원 정도 광고비라면 60억 원에 해당하는 시간을 그와 같은 다큐로 찍었다는 것에 대해서 아주 답답한, 마치 구정연휴 때 꽉 막힌 길 가는 교통 체증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김 지사는 "한국과 요르단의 축구 경기를 보면서 답답했는데,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은) 더 답답했다"며 "(그리고) 내용이 있었나? 주제는 여러 가지 다양하게 했는데 제대로 된 내용은 없었다. 디올백 얘기는 차치하고라도 경제에 대해서 코리아디스카운트 얘기를 했는데 답한 내용을 보니까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상식이 있는가 할 의심이 들 정도의 얘기들"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김건희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서도 "대단히 실망했다. 사실관계는 분명하다. 어쨌든 대통령 부인이 명품백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이었지 않나. 그러면 어떻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라며 "대통령이 정치공작 운운 얘기를 하고 본질을 얘기 안 했다. 이것은 대단히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고 아마 자기 도끼로 자기 발등 찍는 그런 답을 했다"고 평했다.
김 지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김포 등 서울 인근 도시의 서울 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첫 번째로 경기분도라는 용어에 제가 동의하지 않는다. 분도는 쪼갠다는 얘기고 저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라고 했다. 다시 말씀드리면 북부의 성장잠재력을 가장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겠다는 게 저희 콘셉트"라며 "두 번째 저희는 지난 2년여 가까이 모든 준비를 다했다. 북부 발전에 대한 비전, 정책 그다음에 여러 가지 토론회 했는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금 불과 며칠 만에 그런 얘기를 했다. 그래서 이건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그리고 그 목련은 도대체 언제 피는 목련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 문제에 있어서 저는 경기북부뿐만 아니라 경기도 전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이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도북부특별자치도를 저희 계획대로 하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연간 0.31%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이걸 정치판의 흙탕물로 덮으려고 하는 시도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한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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