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노인들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제활동 수단이 '폐지 수집'이다. 주로 생계비 마련을 위한 활동인데,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데다 수입도 고정적이지 않아 가난한 노인 삶의 무게를 더해준다.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가 이달부터 3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지역의 폐지수집 노인을 전수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폐지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지역 노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익산지역에는 폐지수집 어르신들이 대략 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폐지 수집 노인 가운데 생계비 마련을 위해 폐지를 줍는 어르신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안다"며 "노동 강도에 비해 수입은 충분하지 않은 데다 여러 형태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익산시가 생색용을 넘어서 입체적인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치밀하게 접근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각 지역별 고물상과 읍면동 이·통장을 통해 폐지수집 노인들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대상자를 선별해 개별 맞춤형 지원에 나서는 방식이다. 우선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활용해 각 대상자를 직접 방문하고 종합검진과 소득지원 등 세부 필요 사항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각 읍면동은 지원대상에 해당되는 가구를 지자체 발굴 위기가구로 분류해 별도 관리·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은 확보한 명단을 바탕으로 1대 1 면담을 실시해 폐지수집 노인의 역량·욕구에 기반한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익산시는 이번 조사를 위해 시청과 읍면동,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명절 이후 기관 합동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전수조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정헌율 시장은 "폐지수집 노인의 정확한 현황과 복지 욕구 파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이나 보건복지서비스 연계로 삶의 질이 향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폐지수집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폐지수집 노인 규모는 약 4만 2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하루 5.4시간씩 1주일에 평균 6일을 일하고도 수입은 월 15만9000원을 얻는 데 그쳐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원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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