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고통' 피해를 호소하며 투신한 경비노동자의 동료들이 "피로 물든 아파트를 집단해고로 씻어내겠다는 대치 선경아파트의 야만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경비노동자도 사람"이라며 원직 복직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1일 경비원 44명에게 집단해고 문자가 발송되었고, 단 하루 만에 76명의 노동자 중 44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나앉았다"며 "수년간 무더위와 혹한의 경비 초소를 지키며, 아파트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온 사람들에게 일말의 인정도 없이 단 하루 만에 자행된 정리해고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3월 14일 경비노동자 박 모 씨가 관리소장의 갑질과 괴롭힘을 폭로하며 투신 자살을 했지만, 2024년이 되도록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에 겨우 산재를 인정받아 27일 뒤늦은 추모식을 했지만, 추모식에 참석한 경비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 통보뿐이었다"며 "해고 통보받을 당사자는 경비노동자들이 아니라, 가해자 관리소장이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비노동자도 사람"이라며 "3개월 미만 초단기 계약이 난무하고, 수년을 밤낮으로 일해온 직장을 전날 문자 한 통으로 해고할 수 있는 것이 경비 노동자들의 현실이며 세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치 선경아파트의 주인은 단지 비싼 집을 소유한 사람들뿐인가"라며 "이 아파트의 온갖 군데에 단 한 곳도 경비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리지 않은 곳은 없다. 피로 물든 아파트를 집단해고로 씻어내겠다는 대치 선경아파트의 야만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치 선경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경비 용역업체를 교체하면서 동별 경비초소 수 감소 및 무인 주차관리시스템 도입을 명목으로 경비노동자 44명을 해고했다. 해고자 가운데는 고인이 된 박 씨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노조를 만든 경비노동자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노동자 박 씨(74)는 지난해 3월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었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동료들은 "10여 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해 온 박 씨가 부당한 인사 조처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은 같은 해 9월 관리소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다. 반면, 근로복지공단은 12월 박 씨의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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