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달 노토반도 지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위로전에 대해 의도를 신중하게 분석할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협의를 실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5일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중의원 예산의원회에 출석한 기시다 총리가 김 위원장의 위로전에 대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자민당 의원의 질문에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협상을 진행한다는 관점에서 김정은의 의도를 신중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 메시지(김정은 위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적확한 대응이 요구된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이어 기시다 총리는 북일 간 교섭 진행 방법에 대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고위급 협의를 진행시킨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모든 납치 피해자의 귀국을 위해 수상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6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위문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문에서 '기시다 후미오 각하'라는 표현을 쓰며 예의를 갖췄다.
또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 전문을 2면에 게재했는데,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추모식에서 발생한 테러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이란에 보낸 위로 전문과 나란히 실으면서 일본과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일본 총리 앞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 사례가 극히 없었다는 요인까지 겹치면서 김 위원장의 행보를 예사롭게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북한은 사실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이 위로 전문을 발송했고, 수신자도 총리가 아니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였다.
이에 당시 통신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교를 맺지 않은 일본 총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에 실제 북일 간 접촉이 이뤄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27일 기시다 총리가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틀 후인 29일 박상길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를 포함해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의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는 점,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북러와 한미일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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