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미래는 '파란 불'일까? 급변하는 미래 교육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교육부가 고등학교 교실 수업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의 수업 참여 실태를 분석한 결과 고교생 4명 가운데 1명 이상은 같은 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한 고등학교 수업 유형별 학생 참여 실태조사' 연구에서 밝혀졌다.
지난해 6월 28일~7월 14일 전국 시·도 교육청을 통해 교사 1천211명과 고교 1~2학년생 4천3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수업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교사 설문에서는 '학생참여형' 수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학생의 낮은 참여 의지'가 꼽혔다.
연구진은 "'잠자는 교실'을 해결하려면 ▲ 수업 체제 등 제도 변화 ▲ 교수학습·평가 개선 ▲ 수업 혁신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기반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렇다면 과연 학교 교실에 아이들의 미래와 희망은 있는 것일까?
<프레시안>은 이같은 과제를 전제로 교실에서 아이들의 미래와 희망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는 교사들을 만나 그 해법을 들어보는 '교실에 미래와 희망이'라는 제목의 신년교육특집을 이어간다.
전주양현고등학교 최민지 교사는 지난달 18일 전라북도교육청이 주최한 ‘미래교육을 여는 수업혁신 발표대회’에서 개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같은 형태의 발표회는 지난해 처음 진행됐으며 더 많은 현장 교사들이 참여하고 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보고서 형태로 그친 게 아니라 현장 발표회 형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발표회 현장에는 수백 여명의 교사들이 참석했으며 실시간으로 송출된 유튜브 생중계에도 3백 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대상을 수상한 최민지 교사는 “본선에 진출한 것도 생각지도 못한 일”였다면서 “당시 본선에 진출한 7개 팀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모두 주제나 내용이 굉장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저는 발표 내용이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객석에 앉아 지켜본 선생님들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평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차 경력교사인 최교사는 평소에도 수업진행 방식에 관심이 많아서 수업연구동아리 참여에 적극적였다고 한다. 최 교사는 ”교사가 50분 내내 강의식으로 하면 아이들의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고 강조한다.
프레시안: 교실수업의 혁신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최민지: 저는 그게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아이들하고 수업을 하는데 그냥 계속 설명하면 아이들이 아무래도 지루해한다. 그러니까 처음 시작은 아이들이 뭔가를 능동적으로 했으면 좋겠고 뭔가를 배워갔으면 좋겠고 개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였다.
요즘 수업시간에 자는 애들이 진짜 많다. 그 아이들이 50분 내내 깨어있게 하려면 내가 먼저 활동을 구성해야했고 중간에 강의를 넣고 아이들이 발표하는 시간을 준다든지 이런 것을 생각하다보니 혼자 생각과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관련한 강의를 듣기도하고 전문적인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배워서 적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학습자중심의 수업의 하다보니까 혁신쪽으로 가지 않았나 싶다.
프레시안: 한마디로 교실을 살려면 교실 수업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최민지: 결국 아이들이 교사하고 상호작용하는 곳이 교실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아이들의 역량변화도 솔직히 차이가 있다고도 생각한다. 상위권 아이들은 강의식이든 활동식이든 잘 따라오지만 그중 중위권이나 하위권 친구들은 수업에 흥미가 없으면 그냥 50분 내내 잠을 자거나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국은 어떤 수업을 하느냐가 아이들의 어떤역량을 기르는 데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수업혁신 발표회에서 수상한 후에 다른 교사들의 반응은?
최민지: 먼저 축하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저희 교감선생님께서는 발표 때의 영상을 교직원 연수에서 틀고 싶다고 했다. 교직원 연수를 통해 그같은 사례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제가 영어교사인데 재작년 2학년때 수업한 내용을 다른 2학년 선생님들이 적용해 똑같은 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본인이 진행할 때와 부족했던 점을 파악해서 보완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시안: 아이들의 수업 태도 변화는 어땠는가?
최민지: 처음 보면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면 아이들이 발표할 때 먼저 손을 든 학생에게 기회를 주게 되니까 분위기가 활성화되고 하다 보면 시끄러워지더라구요~ 단어게임할 때도 당연히 시끄럽게 되구요. 활기가 넘친다고 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다음 수업시간에 지쳐있다는 소리도 들었다(웃음)
프레시안: 수업혁신발표회 때 다른 팀의 발표는 어떻게 봤나?
최민지: 저는 팀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미래를 찾는 샘’팀의 발표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러면서 수업을 위해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되게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 분들이 하는 활동이 아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대단하다고 봤다. 수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되게 많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미찾샘’은 제가 전에 ‘거꾸로 수업’ 이나 그런 것 때문에 연수를 열 때에도 관심있게 봤었다. 그 분들이 하는 활동이 아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저도 연수를 가서 참관한 적도 있고, 그래서 이런 나눔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요즘 학교교육이 무너지고 교권이 무너졌다는 우려가 높다. 이런 것은 어떻게 극복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최민지: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근무를 계속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입시때문에라도 수업태도도 굉장히 좋고 과제도 다 잘하고 생활지도도 그렇게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말을 잘 체감하지 못했는데, 그렇지 않은 학교들도 분명히 많을 것이라고 본다.
근데 결국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규칙이 무엇인지 배워가고 바른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때 그 규칙을 지키는 게 제 기능을 다 한다면 학교에서 결국은 배움이 일어나고 지식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그 기능이 잘 유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레시안: 수업의 변화와 교실의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최민지: 예~제 수업에 더 신경을 쓰고 배우고 하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예를들어 새로운 것을 배워서 제 수업에 적용을 하려면 그것을 제 것으로 만드는데 또 시행착오도 있고 결국 시간을 들여서 해야 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교사가 수업준비랑 수업만 하는 게 아니고 담임을 하면 담임업무를 맡아야 하고 상담도 해야 되고 챙길게 많다. 저같은 경우 담임을 안해서 부장을 맡으니까 또 업무가 할 일이 엄청 많다.
그래서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업무경감 정책이라든지 지원이라든지 그런 대책이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최선생님의 수업 방식에 대해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최민지: 제가 올해 고3을 맡고 있어서 수능 끝나고 따로 시간을 내서 수업장면을 촬영했었다. 수업혁신 발표회에서 대상을 받고 아이들한테 너희들 덕분에 대상을 받았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아니“라고 하면서 ”선생님 그거 저희 평소에 하는 수업이잖아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게 감동이었다. 그때도 평소 수업을 하는 방식대로 찍기는 찍었는데 아이들도 그걸 똑같이 느끼고 있었구나~이렇게 생각했고 아이들도 ”원래 하던 수업을 찍은 거에요“라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웠었다.
프레시안: 전북교육은 미래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래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민지: 미래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길러주는 게 미래교육이라고 생각한다.도교육청에서는 의사소통능력, 자기주도 능력,정보처리능력 같은 목표를 제시해줬는데 그게 아이들이 결국은 키워야 할 역량이다. 그런 역량들을 교실에서 실러낼 수 있는 수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래역량이 결국은 빠른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그리고 자기가 주도적으로 자기 삶을 이끌어 가는 능력, 그리고 공동체 역량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교실변화를 좀더 힘 있게 역동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민지: 아무래도 교사의 관심과 노력이 아닐까한다. 교실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교사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늘 교사는 머물러 있는 분들은 없는 것 같다.늘 뭔가를 배우고 변하는 트랜드를 쫓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스카트기기 보급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아이들은 디지털네이티브이잖아요, 교사가 더 노력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이 관심이 생긴 것 같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4년 새해 10대 핵심과제로 ▲AI(인공지능) 기반 미래교실 구축과 디지털 수업역량 강화 ▲수업 중심 학교문화 조성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도입·확산 ▲학력 신장 ▲진로·진학교육 활성화 ▲지역 특화 특성화고 육성 ▲모두를 위한 특수교육 ▲학생 해외연수 고도화 ▲전북형 방과후 돌봄 ▲지역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등을 제시했다.
교사들이 수업에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수업 역량 강화 연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1만 9000여 명의 교사 모두가 연수를 받도록 원하는 시간과 원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수업 중심 학교문화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수업 혁신 연구 활동과 수업 공개, 수업 나눔을 지원하고 오랫동안 중단했던 연구 학교 운영도 재개한다. 교육활동 보호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학교업무통합지원센터 인원도 보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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