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함덕 곶자왈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 변경을 추진해 환경 훼손 논란을 빚고 있다.
(사)제주참여환경연대 등에 따르면 제주시는 2030년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사업에 마라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상장머체' 보전관리지역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함덕리 산 49번지 일원 918,908㎡ 규모로, 대부분 지하수보전 1등급과 지하수보전 2등급 지역이다.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공장 신축 등 개발행위가 가능해진다. 당초 해당 지역은 선흘 곶자왈에서 이어지는 곶자왈 지질로 빗물이 지하로 쉽게 스며들어 지하수를 함양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하수보전 2등급으로 지정됐다.
함덕 곶자왈(상장머체) 도시계획 변경을 반대하는 주민회, (사)제주참여환경연대(이하 함덕곶자왈연대)는 1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는 함덕 곶자왈 지역의 도시계획 변경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함덕곶자왈연대는 과거 잘못된 도시계획 변경으로 인해 "지하수보전 2등급지역이자 보전관리지역인 곳이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됐다"며 "곶자왈 지역이던 곳은 공장 지역으로 변했고, 레미콘공장과 블럭공장 등 지하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하수의 중요성과 기후위기의 현실, 환경자원총량제 등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비춰 보더라도 지하수보전지역을 보전관리지역에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도시계획 변경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도시 계획 변경 사유에 대해 제주시는 "해당 지역이 '토지적성평가 '라'등급으로 용도지역 상향 기준에 부합하고, 주변 용도지역 결정 현황 등을 고려해 용도지역 정형화 및 현실화'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며 "제주시의 이러한 해명이 타당하려면, 현재 지하수보전1,2등급 지정을 모두 해제하고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꼬집었다.
함덕곶자왈연대는 "제주시가 재작년 이 지역의 지하수보전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추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이 지역의 지질구조가 여전히 지하수보전2등급에 해당해 보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변경이 불가했던 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함덕 도시계획 변경 지역도 상당수 기획부동산과 유력 토지소유자의 합작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결국 주민의 건강과 생활에 위협이 되는 분진과 소음으로 가득한 곳으로 바꾸는 대신, 몇몇 투기세력과 토지 소유주들의 지가상승의 과실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함덕의 현재와 미래가치를 위해 90만 평방미터라는 대규모 토지의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도시계획 변경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우리의 주장에 대해 합리적 반론이 있다면, 언제든지 공개된 장소에서 토론을 열 것을 요구한다. 제주시는 지하수 보전을 위해 해당 지역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계획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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