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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 인구 절반이 '투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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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 인구 절반이 '투표'를 한다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 올해 선거보도에서 언론이 해야할 일

2024년은 '선거의 해'입니다. 한국도 4월에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2개의 대륙(유럽, 중동)에서 2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진행 중인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대선도 11월에 예정돼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수일간 치러지는 인도의 입법부 선거, 하루에 치러지는 선거 중 최대 규모인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대만 총통 선거(1월 13일)도 중국과 일촉즉발의 관계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2024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인 40억 명이 넘는 60여 개국에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에 투표할 예정입니다. 각 나라마다 선거 쟁점은 다르겠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입니다.

다음은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의 새해 첫 뉴스레터에서 2024년 선거의 해를 맞아 기후위기 이슈를 어떻게 의제화할 것인가에 대한 제안을 정리한 글입니다. 편집자주

2024년에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40억 명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선거가 치러지는 해가 된다. 지난 일요일(7일) 방글라데시가 야당의 선거 보이콧으로 가장 먼저 선거를 치렀다. 이어서 오는 월요일(15일)에는 미국 대선 예비선거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공화당 아이오와주 당원대회가 있고, 2024년 남은 기간 동안 수십 개 국가에서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민주주의와 인류의 기후 미래가 모두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지금, 모든 언론들은 선거 보도를 할 때 "승산이 아니라 판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뉴욕대학교 저널리즘 교수 제이 로젠의 조언을 곱씹어야 한다.

로젠 교수는 지난해 트위터에 "이것이 바로 2024년 대선을 취재하는 언론인에게 가장 필요한 구성 원칙"이라며 "누가 당선될 확률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미칠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확률이 아니라 판세가 중요하다"라고 썼다. 선거 보도는 편향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여론조사에서 누가 앞서고 누가 뒤처지는지 등 경마식 보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기후 변화와 같이 유권자의 생사가 걸린 문제에 대해 유권자가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뉴스 보도는 편향적이지 않다.

2023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고, 미국은 피해액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역사적인 기후 재해를 경험했다. 과학자들은 최악의 기후 영향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더 많은 기후 관련 보도를 원하고 있으며,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해 무엇을 할 계획인지 알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멕시코, 미국, 유럽연합, 영국에 이르기까지 2024년에 기후 문제가 중요한 많은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언론의 역할은 두 가지다. 언론은 유권자들에게 무엇이 위태로운지, 후보자의 기후 관련 기록과 정책 제안은 무엇인지, 후보자의 기후 계획이 과학이 말하는 것과 어떻게 비교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후보자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지 설명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보도하고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안타깝게도 일부 언론은 여전히 후보자들에게 기후 변화를 '믿는지' 여부를 묻고 있다. 이러한 '양비론적' 프레임은 기후 과학이 의심스럽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이는 수년 동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미래 비전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솔직한 보도를 접할 자격이 있다. 기후 변화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이지만, 당파성 없이 정치적인 언론 보도는 가능하다. 누구에게 투표하라고 말하는 것은 언론이 할 일이 아니지만, 유권자들이 정보에 입각한 투표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언론의 일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최고의 보도는 후보자들이 기후 변화에 대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묻고, 그 계획이 과학이 요구하는 석유, 가스, 석탄의 신속한 퇴출과 일치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이번 달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뿐만 아니라 2024년 남은 전 세계 선거에서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이 순간이 저널리즘에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가 대중의 압력 없이 기후 변화나 민주주의와 같은 어려운 문제를 주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권자들은 2024년에 이러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유권자들에겐 지식이 주는 통찰력과 힘을 갖춰줄 저널리스트가 필요하다.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는 영국 가디언지와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 기후위기 저널리즘 기구이다. 로이터, 블룸버그, CBS, PBS, 알자지라 등 전 세계 500여 개 매체사가 파트너사로 활동하며, 한국에서는 프레시안, TBS, 한겨레21, 동아사이언스, 조선사이언스, 뉴스트리 등이 파트너사로 활동한다.

▲ 미 아이오와에서 열린 도널드 프럼트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보러가는 지지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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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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