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이 자기 역할을 망각한 김희현 정무부지사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제주녹색당은 10일 논평을 내고 "막중한 공무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면서 주말의 자유와 개인의 사생활을 운운하는 정무부지사는 필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일 공영 방송 KBS는 지난해 11월 25일 저녁 한 여성의 팔짱을 끼고 부산 남포동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김 부지사의 모습을 보도했다. 당시 김 부지사는 여성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기대 걷는가 하면, 팔짱을 끼고 한참을 걷다 한 극장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와 관련 녹색당은 "작년 11월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해외 출장을 명목으로 예산결산위원회 통합심사에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됐었던 김희현 정무부지사가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주말에 부산에서 부적절한 행보를 했음이 뒤늦게 확인됐다"며 문제는 직무 유기라고 꼬집었다.
또 당시는 "중앙정부가 지방교부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제주도 재정에도 빨간불이 켜져 2024년 제주 예산 편성 과정은 비상 상황이었다"며 "게다가 정무부지사는 문화체육교육국, 관광교류국, 농축산식품국, 해양수산국 등을 관장하면서 관련 부서 예산만 해도 1조 6천 3백억 원 규모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세번의 도의원을 지낸 김 부지사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정무부지사라는 직함의 무게는 내팽개치고 권력의 단물만 빨아먹으려는 나쁜 모습이 공직사회로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작년 10월 제주시 건축 관련 인허가 부서 간부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술자리로 인한 도민들의 우려와 불신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특히 지난해 폭우속 골프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대구 시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소환해 "결국 홍 시장은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며 "김 정무부지사는 예산 협의 과정에서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에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하고, 오영훈 도지사는 관련 사항에 대해 투명하게 조사하고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 잡으라"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보름 후인 12월 초 해당 언론사의 취재에 "해당 여성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고, 팔짱을 끼거나 품위 손상의 행위는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부지사는 10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본의 아니게 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다만 "11월 25일은 법정 공휴일인 토요일이며, 공휴일에는 개인적인 용무를 볼 수 있고, 보도된 내용 중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적지 않다"며 의혹 제기는 과대 해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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