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쩍쩍 갈라지는 소리와 도시철도공사 소음이 머리 속까지 파고들어 매일같이 불안함과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28일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상가.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한창인 서암대로와 약 50m 떨어진 상가 주변은 아스팔트‧시멘트 바닥 곳곳이 부서지고 갈라져 있었고 복공판 위를 달리는 차량, 도시철도공사 등 소음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상가 내부에 들어서니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산업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곳 상가 곳곳에는 거미줄이 얽힌 듯 벽이 갈라지고 벌어지고 있어 한눈에 봐도 불안해 보였다. 외부와 연결된 문을 지탱하는 강판과 시멘트는 기울어진 듯 문이 잘 열리지 않았고 바닥은 도로 쪽으로 침하가 시작된 듯 한쪽으로 가라앉으면서 타일 등 곳곳이 깨져 있었다.
가정집으로 쓰이고 있는 상가 내부 벽면 등에도 약 1cm 정도의 균열 등이 곳곳에 발견됐고 바닥 장판을 들어보니 실리콘으로 마감돼 있던 문틀과 시멘트 바닥 등을 수없이 많은 균열이 진행되고 있었다.
상가 주인 이모씨는 "상가 내부를 가정집으로 쓰고 있었지만, 거실부터 화장실까지 균열이 너무 심해져 무너질까 두려워 임시 거처를 구해 생활하고 있다"며 "지하철 공사가 시작된 후 기울어짐이나 진동 등으로 피해가 막심한데 광주시는 확인만 하고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발길을 돌려 찾은 인근 도로와 주변 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상가 건물 사이 붙어 있던 곳은 공사로 생긴 침하, 진동 등으로 성인 남자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건물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일부 담장과 아스팔트 바닥은 누군가 땜질을 해놓은 듯 갈라진 틈 사이로 엉성하게 시멘트를 채워 넣거나 페인트를 칠해놓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옆 상가 내부는 기울어짐, 균열은 당연하듯 곳곳에 발견됐고 균열로 생긴 벌어진 틈으로 빗물 등이 흘러들어 천장 곳곳에 누수가 시작돼 곰팡이가 벽면 곳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상가 주인 홍모씨는 "기울어짐, 균열은 당연하고 이제 누수까지 진행되면서 곳곳이 곰팡이가 피고 있다"며 "특히 저녁에 잠을 자기 위해 누우면 쩍쩍 갈라지는 소리와 도시철도공사장 복공판을 지나는 차량의 진동 등이 머리 속까지 느껴져 불안함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 균열 등을 확인하는 중간에도 도시철도공사와 복공판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트럭 등으로 생긴 진동이 상가 내부까지 들어오면서 발밑은 지진이 난 듯 심한 진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와 도시철도공사, 시공사 측은 해당 민원이 발생한 곳을 방문해 계측기 등으로 균열, 진동 피해 등을 파악했지만 기준치에 미달된 것으로 확인돼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처럼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 인근 주택 등에서 균열과 침하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인과관계나 적합 기준치에 들어가지 않으면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주민들의 불안과 답답함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민원이 발생한 지역은 수시로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갈리짐 등이 심한 곳은 임시로 시멘트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며 "도시철도공사 측에서는 지하철 공사가 끝나는 데로 피해 민원 지역 등을 종합해 손해보험으로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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