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사태를 다루는 영화 '서울의 봄'이 세대를 막론하고 큰 인기를 끌면서 광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증가해 '꿀잼'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화가 조선대학교 일원에서 촬영된 데다 반란군에 맞선 정선엽 병장,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모교로 주목받으면서 덩달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조선대에 따르면 전두환 12.12 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이 개봉한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조선대에 29만1885대의 차량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대 관계자는 "차량 통행 시스템이 지난 7월 바뀌면서 지난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학교 내부에서 '서울의 봄' 촬영지 곳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약 10%의 방문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추측되며 덕분에 캠퍼스 내 분위기도 활기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의 봄' 제작진이 지난해 5월 28일과 29일 이틀간 조선대를 찾아 본관 1~3층 복도와 중앙계단, 본관 뒤편 지하대피소 등을 촬영지로 활용하면서 방문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영화 촬영이 이뤄진 조선대 학생들은 '에브리타임'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건 누가 봐도 우리 학교 본관이다", "서울의 봄 조선대 나온다", "서울의 봄 우리 학교에서 찍은 거야?"라는 등 약 25개의 게시글들이 올라오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조선대가 '서울의 봄' 영화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외지에서도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날 본관 뒷편의 지하대피소에서 만난 김이나씨(31)는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는 입소문에 아버지의 모교인 조선대를 찾아왔다"며 "영화를 보고 역사적 아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본관의 복도나 내외부의 공간에 지나온 현대사의 흔적들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김형주씨(53)는 "아이들에게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 성공 이후 학살이 벌어진 광주의 역사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했다"며 "전두환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민주화를 가로막았는지 알기 때문에 더욱 관심 갔다"고 말했다.
또한 조선대는 반란군에 맞선 정선엽 병장,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모교로 확인되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한몫했다.
영화 후반부에서 육군본부 B-2 벙커를 지키는 정 병장은 조선대 전자공학과 77학번, 장 사령관은 조선대 법학과 58학번이다.
이와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방문객도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의 봄' 흥행 여파는 민주화 성지 광주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는 11월 22일부터 지난 20일까지 5·18묘지에 7668명(외국인 119명)의 참배객이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645명(외국인 102명) 대비 15.3%가 늘어난 수치다.
평소 주말 추모객도 약 70명 수준에서 영화 개봉 후 매주 150여명이 넘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 역시 5·18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12·12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하면서 방문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선대 관계자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다 보니 영화를 보고 난 후 등장인물과 관련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역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 다시 역사적 사실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학교 입장에서도 뜻 깊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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