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가정보원장 후보에 조태용 현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에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후임자 내정설이 돌았던 새 국가안보실장 지명은 미뤘다.
국정원장 인선은 국정원 내부 인사 파동으로 김규현 전 원장이 지난달 사퇴한 지 23일 만이다. 브리핑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은 조태용 후보자에 대해 "외교안보 분야 전략가로 대미 관계와 대북 안보 문제에 모두 정통하고 경륜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국정원 내분 사태의 여파를 고려한 듯 조 후보자는 "국정원장을 맡게 된다면 온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국정원이 세계 어느 정보기관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초일류 정보기관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외교부 북미국장, 차관을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하다가 현정부 출범과 함께 주미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 3월 국가안보실장에 발탁됐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조태열 후보자도 통상교섭조정관, 주유엔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김 실장은 조 후보자에 대해 "양자 및 다자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경제 통상 분야에 해박하다"면서 "경제와 안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국제 환경 속에서 후보자가 가진 경제 통상 전문성과 외교적 감각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다양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지정학적 대변환의 시대에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이 돼서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며 "외교의 입지와 전략적 공간, 활동 영역을 넓혀서 국가 안보와 번영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태용 실장의 국정원장 발탁과 맞물려 후임 안보실장으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거론됐지만, 안보실장 인사는 이날 외교안보라인 인선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후임자 지명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를 할 때 검증도 있지만 볼 게 많다"며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후임자 지명까지는 조태용 현 실장이 직을 유지한다.
아울러 2차장 체제로 구성된 국가안보실은 3차장 체제로 확대 개편된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1차장), 국방안보(2차장) 체제에 경제안보를 총괄하는 3차장이 신설된다.
3차장 신설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외교와 경제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자유무역주의에서 평온하던 국제경제 질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공급망도 중요한 상황에서 사령탑의 역할을 누군가 해야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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