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에서 70~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금의 구도심인 중앙동에 대한 추억 하나는 간직하고 있다.
과거 화려한 패션거리를 다니며 아름다운 우정과 방황의 슬픔이 네온사인과 함께 사려졌던 곳이다.
도시에 '장소의 영혼'이 있다면 중앙동이 바로 그런 장소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익산의 구도심 일대인 중앙동의 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익산KTX역사-중앙시장-중앙동 문화의 거리' 등 속칭 트라이앵글 구조를 연계해 활성화하는 공간연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원도연 원광대 교수(게임콘텐츠학과)는 13일 오후 익산청년시청에서 열린 '중앙동 문화관광·지역경제 활성화 해법 모색 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원 교수는 "KTX역사와 연결된 중앙동 일대 구도심은 다른 도시들과 달리 역사와 전통시장, 문화의 거리 등이 트라이앵글 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KTX의 효과를 단순히 사람만 불러모으는 집객기능이 아닌 도시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교수는 이를 위해 KTX역사와 중앙시장이라는 전통시장, 중앙동의 근대문화거리를 각각 활성화하는 '공간연계 전략'을 강조했다. 전통시장 콘텐츠 전략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광주 송정역시장도 KTX역사와 시장을 묶어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한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김세만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중앙동 야간경제·관광 활성화 사업' 주제 발표를 통해 "경관조성의 경우 예산이 많이 들어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콘텐츠 중심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 관광시설 개발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별성 있는 관광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만 대표는 "익산역부터 문화예술의 거리 중심으로 맛집과 연계한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익산역 환승시간을 활용하거나 중앙로 연결 축제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해 도시쇠락구역이나 도시재생구역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조익진 정읍시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자랑할 만한 역사와 문화 중에서 방문객들이 좋아할 콘텐츠와 포장이 중요하다"며 "트랜드에 맞는 프로그래밍과 홍보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주연 익산문화관광재단 팀장은 "익산역부터 문화예술의 거리와 중앙시장 등 인근 구역을 묶어 차 없는 도로 야간경제관광구역을 설정하고 노포 음식에 대한 로컬음식 콘텐츠 활용으로 주변의 오래된 맛집을 소개하는 방안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음식식품교육문화원의 청년공유주방에 입주한 송지원 익산제빵소 대표가 1년여 동안의 운영 사례를 진솔하게 발표하며 중앙동 청년창업에 관한 기대를 품게 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번 포럼은 올해 중앙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종료 후 부서별 협업과 정보교류, 민관 소통과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준비했다"며 "향후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관련 기관, 단체, 시민들의 지속적인 협조를 구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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