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이 주축인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일 부산의 대학가에 영화 '서울의봄' 감상기를 담은 대자보가 부착됐다.
'서울의봄'은 지난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끌던 신군부 하나회가 일으킨 군사반란사건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대자보를 적은 학생들은 윤석열 정부가 그와 다르지 않다라는 점을 역설했다.
12일 오전 부산대학교에 행정학과 4학년 A 씨 명의가 적힌 "아직 오지 않는 '봄'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여졌다.
A 씨는 대자보를 통해 "영화 '서울의봄'을 보며 분노와 슬픔, 답답함 등 여러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문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시간에서부터 벌써 40년이 넘은 지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저만 드는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먼저 신군부라는 자들이 하나회라는 사조직을 동원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그 권력욕에 분노스러웠다. 그 추잡한 권력욕은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부귀영화를 위한 것이었다"라며 "그리고 이 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부와 권력을 거머쥐며 살아갔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하며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지금 봄이 왔을까요? 군사독재를 한 전두환, 그리고 검찰독재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위하는 모습이 닮아있다"라며 현 정부 체제하의 정치권 상황을 직격했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이 아닌 일본의 입장에서 판단하며 일본이 원하는 것은 다 해주는 대통령 국민을 위한 예산은 깎지만 해외순방을 위한 예산은 펑펑 쓰는 대통령"이라며 "자신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는 탄압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은 전부 거부하는 모습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일까요. 이런 자들이 처벌받지 않는 현실도 닮아있다"라고 평가했다.
A 씨는 "독재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것이 영화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찾아오지 않은 그 봄을 되찾는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적었다.
이날 부경대에도 패션디자인학과 4학년 B 씨 명의로 된 대자보도 붙었는데 A 씨의 내용과 비슷하게 군사독대 시기의 모습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B 씨는 "영화를 보며 터질듯한 분노와 함께 가슴 한 켠에 답답함이 느껴진 이유는 이렇듯 그때의 불의한 권력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일 것"이라며 "다시는 반복되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하자"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