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해커 박사의 책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는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안보실장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한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9일 문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본인 계정에서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핵의 변곡점>은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헤커 박사는 미국 핵무기의 산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에서 12년간 소장으로 재직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을 직접 확인했으며, 미국 역대정부와 의회에 자문역할을 해온 최고의 북핵 권위자"라며 책을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북한의 핵개발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핵이 고도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외교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며 핵 문제와 관련한 대화보다 제제와 압박을 중시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뼈아팠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짐작을 넘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며 "북핵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상세한 정보와 함께 비핵화의 방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주는 매우 귀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그해 10월 열린 실무접촉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북한의 핵은 고도화되고 있고 북미 간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북한과 대화보다는 미국, 일본과 함께 북한에 대한 압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의를 열고 올해 신설된 한미일 사이버 워킹그룹을 기반으로 북한 해킹 및 정보기술(IT)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획득을 차단하기로 했다.
또 3국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3국 간 안보협력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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