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판세를 오판'한 정부와 정보.외교력의 실패라는 지적이 거세다.
개최지 결정 며칠 전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49대 51까지 따라 붙어 2차 투표시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는 근거없는 보도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냈지만 결과는 지난 29일, 119대 29로 참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까지의 모습과는 달리 예고도 없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면서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저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저의 부족의 소치"라며 고개를 떨궜다.
대통령이 신속하게 사과하는 장면을 보면서 새만금잼버리대회 준비과정에서 책임자였던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보여줬던 모습이 교차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현숙 장관은 지난 2022년 10월25일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 “10개월 앞둔 잼버리가 잘 진행이 되겠나”라며 ‘파행’을 경고하던 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지적에 “대책을 다 세워 놓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원택 의원은 당시 김 장관에게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 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코로나19 감염 대책,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영내외 프로그램을 다 점검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바라보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김 장관은 정확히 1년 후 진행된 국회 여가부 잼버리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현장에 있었던 시설본부장과 사무총장이 '모든 게 완료됐다', '준비가 완벽하다'고 얘기했다"면서 "허위에 가까운 부실보고를 잼버리 조직위 사무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8월 초에 개최됐던 새만금잼버리대회의 파행 책임을 사실상 대회 실무자들에게 돌린 셈이다.
2022년 국정감사에서 이원택 의원이 우려했던 "전 세계에서 바라보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은 1년 후 새만금잼버리대회의 파행으로 종지부를 찍었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엑스포 유치전에 영향을 미쳤다.
다수의 해외 언론에서는 개최지 결정 이전에 이미 2030엑스포 유치전에서 사우디 리야드가 우세하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 냈다.
영국 매체인 디 아티클(The Article)은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부산이 좋은 평가를 얻었으나 새만금 잼버리의 대실패(fiasco)로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었다.
뼈 아픈 지적은 다음 내용이다.
"4만 3000명의 청소년도 관리하지 못한 나라에서 28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이는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나라가 많다"고 이 매체는 보도한 것이다.
해외언론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는데 우리나라 언론은 막판 49대 51로 따라 잡아 2차 투표로 가면 대역전극도 가능하다며 바람을 잡았다.
정부 관계자들도 사우디와 '박빙'이라면서 2차 투표로 가면 이길 수 있다는 식의 '희망사항'을 퍼뜨렸다.
석패했지만 '외교지평'을 넓혔다는 해석도 "잼버리가 초기운영에는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폐영식과 K팝 페스티벌로 유종의 미를 거뒀고 '잼버리 조기 철수 사태'는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던 김현숙 장관의 말과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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