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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자들 너도나도 '출판기념회'…손익분기점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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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자들 너도나도 '출판기념회'…손익분기점은 얼마?

행사 준비에 3000만원 소요…2000명 이상 참석해야 본전

내년 4월10일 치르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출판 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출판기념회 금지 시기까지 40여일이 남으면서 광주지역에도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출마자들의 역대급 출판기념회가 열린 전망이다.

29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출판기념회는 총선 90일 전인 내년 1월 11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출판기념회 금지 시기가 40여일 남은 시점에서 돈 가뭄에 시달리는 정치인들은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모으는 수단으로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있다. '책'을 매개체로 지지자를 끌어 모아 세력을 과시 할 수 있고, '책값' 명목으로 비공식 후원금도 모을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봇물 터진 출판기념회. ⓒ프레시안

◆출판기념회 준비는 어떻게

출판기념회에 필요한 책을 제작하기 위해 출마자들은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적게는 6개월부터 많게는 3~5년까지 이전에 있었던 공직이나 정치권에서 활동한 내용들을 짬짬히 정리해 놓는다.

이후 본격적인 출마를 준비하면서 대략적인 출판기념회 일정이 정해지면 출마자가 준비한 80%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 등이 글을 다듬고 책을 발간한다.

책 제작이나 인쇄 비용은 대략 1000만원 안팎이 소요되지만 대필작가를 섭외한 일부 출마자들은 3000만원까지 소요한다. 선거철이면 대필 시장이 들썩이는 이유 중 하나다.

언론사의 신춘문예 당선자 출신이나 경력이 많은 작가일수록 원고료는 1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라는 게 한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책 제작을 준비하면서 출마자 캠프 관계자들은 부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행사 기획사를 섭외하거나 출판기념회 장소 대여, 책 디자인 제작, 현수막 등 일정에 맞게 준비를 한다. 이를 준비하는데도 약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가 최종적으로 출판기념회를 위해 3000만원~5000만원이 소요된다.

초판 발행 부수는 출판기념회 당일 판매용으로 1000부~2000부 미만으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출판기념회에 2000명 이상 참석자들이 왔을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내놓는 책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상당한 정성을 들여 펴낸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자신의 성장기, 정치 철학 등을 담은 내용이다. 도전과 열정, 배려, 동행, 희망과 같은 단어는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현역들은 국회 대정부 질문이나 SNS 게시글 등을 묶어 내는 경우가 많다. 대체적으로 입지전적 인생 스토리, 지역구에 대한 애정, 의정활동을 적당히 짜깁기하면 돼 보좌진들이 작성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봇물 터진 출판기념회. ⓒ프레시안

◆출판기념회에 목을 매는 이유

출마 후보자들이 출판기념회에 목을 매는 이유는 투자 대비 수익이 높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출판기념회와 관련해서는 공직선거법상 개최 시기만 규제하고 있을 뿐 출판물의 금액 한도나 모금액, 출판기념회 횟수 등에 제한이 없다.

특히 모금액에 대한 영수증 처리나 내역 공개도 필요하지 않아 사실상 아무런 제약 없는 후원금 모금 창구라는 게 중론이다.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팔아 벌어들인 수익은 세금도 낼 필요가 없어 고스란히 출마자의 개인 주머니로 들어간다.

대부분 출판기념회 행사장에는 상자가 놓여 있어 참석자들은 책 구입비용으로 준비된 봉투를 상자 안에 넣는다. 대개 10만원 정도가 평균이지만 한 사람이 수십, 수백만원을 내는 경우도 있다.

책의 정가가 1만~2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보다 많은 돈을 넣었다면 초과된 금액은 정치헌금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후보 한 명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평균적으로 1억~2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 정치인이나 현역인 경우 3억원까지 벌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한다.

▲봇물 터진 출판기념회.ⓒ프레시안

◆출판기념회에서 남은 책 '골칫거리' 전략

출판기념회에서 준비한 책이 완판된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책들은 골칫거리로 전략한다. 인원이 많이 올것으로 예상한 출마자들이 방대한 양의 책을 준비하지만 막상 기념회날에 절반도 못 미치는 인원이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출마자들이 출판한 책 대부분들은 내용도 비슷하고 재미, 감동도 이끌어내지 못해 시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출판기념회를 마친 후보들 캠프, 사무실을 가보면 팔리지 않은 출마자들의 ‘자서전’이 수복히 쌓여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한 캠프 관계자는 "책을 무료로 돌리면 선거법에 걸리고, 그렇다고 팔자니 사려는 사람도 없어 일단 그냥 쌓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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