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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은 가난한 것보다 고르지 못한 것에 더 분노한다"

[지방정치 오디세이 11] 민심 들어있는 정치인의 메시지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예산 증액을 둘러싼 여야 갈등 속에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자 30여년 동안 추진해온 새만금사업을 정부가 직접 예산의 78%를 칼질한 것도 그렇지만 야당 예산으로 낙인찍어 전국민의 편을 가르고 지역민심은 아랑곳하지 않는 국민의힘도 문제라는 전북지역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총사업비가 8077억원인 새만금국제공항은 내년 예산으로 790억원을 요구했지만 기재부가 고작 66억원만 반영한 반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1647억원을 요구했는데 무려 3.3배인 5364억원이 증액되는 등 편차가 심해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전북 민심의 반발도 거세다.

▲정희균 노무현재단 전북공동대표. ⓒ정희균 대표 페북 켑처

이 와중에 전북 완주·진무장에서 22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정희균 노무현재단 전북공동대표의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정치 좌우명이 단연 관심을 끌었다.

'국민은 가난한 것보다 고르지 못한 것에 더 분노한다'는 말인데, 한편의 성장스토리를 써온 지난 50여년의 대한민국 역사에서 낙후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전북이 최대현안인 새만금 예산마저 난타를 당하는 것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함을 웅변하는 사자성어로 해석된다.

50대 중반의 정희균 공동대표는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는 자신의 평소 철학에 따라 최근 생애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정치활동을 통해 체득한 경제활성론과 인적 네트워크, 성장 노하우를 지역을 위해 쓰겠다며 하루를 분초 단위로 쪼개 쓰고 있다.

자신의 뜻을 이루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뜻을 갖는 것부터 중요하다.

군산을 지역구로 둔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지경성(有志竟成), 즉 '의지가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고 청년들에게 말한다. 뜻을 올바르게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시작하기 전에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는 조언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와 국회 예결특위 위원을 역임한 신영대 의원의 인생 좌우명 또한 '불가능은 없다'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정치'라는 신 의원이 앞으로 어떤 원대한 포부를 현실로 실현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내년 22대 총선에서 전주병 출마를 선언한 황현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를 강조한다. 어떤 난관도 극복해 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중시하는 것으로 '먼 곳까지 부는 바람을 타고 끝없는 바다를 헤치며 배를 달린다'는 뜻처럼 내년 총선에서 기득권 세력과 세게 붙겠다는 각오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윤덕 재선의원(전주갑)은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모든 일은 순서대로 하여야 한다는 뜻인데 주민에게 항상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는 자신과의 약속도 포함돼 있다.

김윤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낮춰야 한다'며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선화 국민의힘 전주병당협위원장 ⓒ정선화 위원장 페북 캡처

낮은 자세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작은 노력'을 언급할 수 있다. 정선화 국민의힘 전주병위원장의 인생성어 '노적성해(露積成海)'가 바로 그렇다.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직역의 이 말은 '작은 노력이 모여 큰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민주당 텃밭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민심 앞으로 다가서 큰일을 도모하겠다는 정 위원장의 뜻을 읽을 수 있다. ​

정의당의 오형수 전 전북도당위원장의 '영과후진(盈科後進)' 사자성어도 예사롭지 않다. 찰영(盈)에 웅덩이과(科), 뒤후(後), 나아갈 진(進)을 쓰는데 직역하면 '물은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채우고 다시 흐른다'는 말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다 뜻하지 않는 어려운 상황을 만나면 무리하지 않고 다시 힘을 쌓은 뒤 비로소 새롭게 시작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폭포처럼 낙하하는 물은 고일 수 있지만 흐르는 물은 돌아가거나 고이더라도 끝내 바다에 이른다는 진리를 생각하면 결코 중단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느낄 수 있다.

정치는 화려한 수식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연설이자 강연이라도 자세가 오만하거나 매너가 저질이면 청중은 돌아서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대하는 자세, 유권자를 모시는 태도, 소수 약자는 배려하는 애티튜드 등등이 정치의 8할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정치인의 사자성어에는 인생관이나 태도와 관련한 것도 적잖게 눈에 띈다.

▲신원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연합뉴스

신원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의 사자성어 '화이부동(和而不同)'이 대표적이다. 풀이하면 '남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되 무턱대고 한데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인데, 신원식 전 부지사는 순서를 바꿔 "남들과 다르되 화합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정무부지사 시절에 전북 도정의 고비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했고, 대의회나 언론 관계에서도 화합의 지혜를 발휘해 박수를 받은 인물이다. 행정과 경영의 양대 현장을 두루 경험한 경륜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허남주 국민의힘 전주갑당협위원장의 '무괴아심(無愧我心)' 인생 좌우명은 남들이 쉽게 쓰는 사자성어는 아니다. 없을 무(無)에 부끄러울 괴(愧), 나아(我), 마음 신(心)을 쓰는데 직역하면 '내 마음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자기(自己)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메지시를 전해준다.

자신의 흠결과 허물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내 스스로 엄격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허 위원장의 각오가 엿보인다.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 선임행정관 출신의 김원종 박사는 정치인의 1순위 자지로 ‘덕(德)’을 강조한다. 인생 좌우명부터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鄰)'으로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이다. 남에게 덕을 베풀며 사는 사람은 주변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반드시 인정을 받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강한 사람을 누르고 약자를 도와준다는 '억강부약(抑强扶弱)'도 정치인 본연의 자세이다. 성준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이 평소 마음에 품고 사는 사자성어이다. 한국방송통신대 전국총동문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성 부대변인은 ‘겸손한 삶을 살며 행동은 정의롭게’라는 평소 좌우명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전북 임실 군민회관에서 자신의 첫 저서 ‘나를 비워 세상을 담다. 나/비/세/담’ 출판기념회를 갖고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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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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