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촌철살인의 정치적 언어 … 4글자로 시대 풍미하고 자신을 표현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촌철살인의 정치적 언어 … 4글자로 시대 풍미하고 자신을 표현하다

[지방정치 오디세이 9] 정치 세계의 사자성어

3김 시대는 정치적 언어로 '사자성어'가 자주 등장했다. 판세의 결정적 유·불리를 뒤덮는 변곡점마다 촌철살인의 경구가 등장했다. 때로는 민심에 직접 호소하기 위해, 혹자는 피를 토해내는 심정을 우회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는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시대를 풍미하고 은유하는 네 글자를 꺼내들었다.

정치인들에게 자신의 원칙과 철학을 굵고 짧게 다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메시지로 '사자성어'에 버금가는 것도 없다. 그래서 '사자성어 정치'라는 말도 등장했다. 정치적 상황과 자신의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사자성어를 활용해 파괴력을 확보하려는 정치를 뜻한다.

한 인간의 가슴에 담고 있는 사자성어는 정치인의 신념을 내포하고 원칙과 철학을 담고 있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가 22대 총선을 겨냥한 출마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자신만의 '사자성어'를 질문한 이유이다.

두 사람 이상이 같은 답변을 한 사자성어는 '사필귀정(事必歸正)'과 '우공이산(愚公移山)', '외유내강(外柔內剛)', '역지사지(易地思之)' 등이었다. 주로 정의와 노력, 공감 등과 관련한 성어들이다.

▲이환주 전 남원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는 '사필귀정',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환주 전 남원시장은 '정치란 어두운 곳을 밝히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란 소신을 갖고 있다. 전북도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민선 5기와 6기, 7기 등 남원시장을 내리 3선에 성공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는 '사필귀정',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모든 일은 옳은 길로 간다는 정치학

그는 빗나가거나 왜곡된 사안에 대해서도 변명하지 않고 바른 길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묵묵히 남원시정을 이끌어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도 같은 의미에서 '사필귀정'을 자신이 꼽은 인생의 사자성어라고 밝혔다. 재선의 정 의원은 호남을 대표하는 여권 내 현역 의원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국민의힘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민주당으로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쌍발통 정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겠다며 내년 22대 총선에서 전주을 출마의 뜻을 두고 하루를 쪼개 쓰고 있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직역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최형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채이배 전 국회의원이 좋아하는 사자성어다. 어떤 일이든 꾸준하게 열심히 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뜻인데, 내년 총선에 임하는 도전자의 결기가 느껴진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111표 차이로 석패했던 최형재 부의장은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 공동대표와 대통령자문 갈등조정특위 위원,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을 역임해온 시민운동가이자 민주당 본색의 정치인이다.

채이배 전 의원 역시 그동안 회계사·시민활동가 등으로 활동해 온 공정경제와 기업 상생협력 전문가로 불린다. 11월 25일에는 전북 군산에서 '채이배의 공정경제 만들기' 출판기념회를 갖고 자신의 생각해온 경제개혁의 길을 소개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에서 정읍·고창의 같은 지역구를 겨냥하는 유성엽 전 의원과 유재석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우연의 일치인지 공교롭게도 똑같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손꼽았다.

국어사전에는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이라고 뜻풀이가 되어 있다.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과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정치인의 중요한 자세라는 지적이다.

민선 3기 정읍시장과 18대 국회부터 내리 3선을 역임한 유성엽 전 의원은 "평화로운 세상, 특히 대화와 타협의 상생정치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역지사지'를 인생의 사자성어로 가슴에 담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랜 행정과 정치경륜이 특장인 유 전 의원은 국정과 지역 현안을 동시에 꿰뚫고 있는 포용의 정치인이라는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재석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유재석 부의장 페북 캡처

유재석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정치를 마차에 비유한다. 여러 마리의 말이 방향과 속도를 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일이 바로 정치라는 것인데, 여러 사람이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역지사지'의 자세와 궤를 같이 한다.

정치계의 시인은 '역지사지'

'정치계의 시인'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감성적이면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강직함이 장점이라는 평이 있다. '낮아야 비로소 커지는 바다'라는 유재석 부의장의 평소 좌우명도 예사롭지 않다. 무협 소설에 나오는 깊은 내공을 지닌 살수의 검자를 연상케 한다.

민주당 안호영 의원과 진보당 전권희 익산지역위원장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고 말한다.

안호영 의원은 '외유내강의 정치인'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럴 때마다 반갑고 감사하단다. 안 의원은 "거친 언사가 없어도 지역구 군민과 국민을 위한 굳은 심지만 있다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겉으로는 유하지만 안으로는 강한 정치인이 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진보당의 전권희 위원장도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지만 속은 곧고 꿋꿋한 스타일이다. 외유내강형 인물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평소에는 부드럽게 보이지만 내면에 잠재된 강인함을 가진 경우와 겸손과 매너를 갖추고 있음에도 소신이 뚜렷하고 심지가 굳은 유형이 그거이다. 굳이 유형으로 따진다면 전권희 위원장은 두 번째에 해당할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