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행세를 하며 자신의 회사 직원은 물론 여자친구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4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자신이 채용한 직원 3명과 여자친구를 상대로 인력송출 회사 등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30억원 이상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채용된 직원들에게는 건설업체 일용직 근로자 임금을 우선 지급하고 건설사로부터 인건비를 건네받아 일당을 제한 나머지 수익금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하거나 승진을 명목으로 투자를 권유했다.
피해 직원들은 1인당 수차례에 걸쳐 10억원 가까운 돈을 A 씨에게 투자했다.
다른 한 직원에게는 자신에게 아파트 분양권이 3개 있으나 계약금이 부족해 5000만원을 투자하면 6개월 뒤에 1억2000만원으로 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A 씨는 교제하던 B 씨에게 '알박기 분양권' 명목으로 5000만원을 보내주면 20일 이내에 이자 1500만원을 붙여 갚겠다고 거짓말해 1억원을 받기도 했다.
A 씨는 피해자들이 원래 사업의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변제 능력이 충분했다는 등의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중 1명은 피고인을 고소한 뒤 5일 후 사망했는데 범행으로 인한 충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가 매우 심각함에도 피고인은 오히려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이어 "피해 금액 중 일부가 수익금과 월급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피해가 복구됐다고 보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이미 2002년부터 동종 범죄로 실형을 포함해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금액이 약 29억원에 이르고 피해자들이 A 씨에게 지급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가족, 주변 인들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중 1명은 A 씨를 고소한지 5일 후에 자택에서 사망했는데 범행으로 인한 충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 금액의 규모에 비추어 볼 때 실질적으로 피해 회복이 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A 씨의 재산 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추가적인 피해 회복의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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